외국인 매도·달러 강세에
속절 없는 상승세 이어가
1998년 이후 28년래 최고
공항 환전환율 1,600원대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환율은 올해 2분기 평균 1,500원을 넘어섰다. [연합]](/image/fit/294614.webp)
1,500원대 원·달러 환율이 ‘뉴노멀’이 돼가고 있다. 지난 29거래일 연속 1,400원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추가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 지고 있고 지속적인 달러 대비 약세로 인해 단기 원화 절하 압력 해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환율로 미주 한인사회도 주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등 역대급 고환율에 따른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8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00.1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30일 새벽 2시 마감 거래에서도 전장 종가 대비 11.00원 오른 1,543.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4∼6월) 평균 환율도 1,500원을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대에 달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596.8원) 이후 무려 28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치솟았던 2009년 1분기(1418.3원)에도 1,500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미국 상호관세 충격이 컸던 지난해 1분기(1,452.9원)나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됐던 지난해 4분기(1,451.9원), 중동 전쟁이 발발한 올해 1분기(1,466.9원) 등과 비교해도 평균치가 40∼50원이나 더 높아졌다.
공항 환전 환율은 KB국민은행 기준 1,600.1원으로, 1,600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원화 약세의 핵심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가 꼽힌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36조7,841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에만 누적 37조원 가까운 순매도 행진 중이다.
한국 주가 상승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차원으로 해석되는 외국인 자금 이탈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여력이 100조∼1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인은 주식을 계속 팔아치웠는데도 유가증권시장 지분율이 작년 말 36.28%에서 이달 26일 41.42%로 오히려 5%포인트(p) 넘게 상승했다. 그만큼 외국인이 주로 보유한 대형주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3개월 정도 매달 30조∼40조원가량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있다”며 “환율이 단기적으로 크게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따른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 압력을 한층 가중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장중 101.798까지 치솟아 지난해 5월 12일(101.974)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미국의 7월 고용지표나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이 계속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경우 달러도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환율이 그 나라의 기초 체력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우려다.
미국에서도 유학생과 주재원 등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경우 심각한 재정 타격을 받고 있다. 한 한인 유학생은 “미국 공부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국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주 한인들은 달러 강세로 인해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할 때 혜택을 누리면서도 원화의 급격한 약세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에 원화 투자나 부동산이 있는 미주 한인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또한 원화 약세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아웃바운드 투어가 줄어들고 있다. 한인 호텔과 여행 업계도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