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아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병원에서 만난 우현아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소아비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image/fit/294493.webp)
“소아비만이 무서운 건 한창 사회활동이 활발할 30, 40대 때부터 여러 치명적인 합병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10대 때부터 당뇨병을 앓으면 그에 따른 부담이 몸에 계속 쌓이면서 성인이 돼서는 심혈관과 신장질환, 시력 저하 같은 중증 합병증이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병원에서 만난 우현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어릴 때 찐 살은 다 키로 간다’는 잘못된 생각에 소아비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내놓은‘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비만인 상태다. 소아비만은 성장과 대사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선 과도하게 축적된 체지방은 성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2차 성징을 앞당기고, 그 때문에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키가 덜 자랄 수 있다. 또한 간이 굳는 간 섬유화나 대사이상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 교수는“성장기인 만큼 식단을 무리하게 제한하기보단, 불필요한 간식부터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아비만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초등학생인데도 몸무게가 100㎏에 육박하고, 당뇨병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아요. 제2형 당뇨병으로 새로 진단되는 비율도 높고요. 문제는 이들이 10대라는 점입니다. 소아비만이 무서운 이유는 당뇨병과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돼 합병증 위험이 오랜 기간 누적되기 때문이에요. 당뇨병 자체만 보더라도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한 제2형 당뇨병은 성인 발병 사례보다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더 빠르게 감소합니다. 40, 50대에 당뇨병이 발생하면 중증 합병증이 주로 노년기에 나타나지만, 열 살에 당뇨병이 생기면 30년이 지나도 마흔 살에 불과합니다. 가장 활발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갈 시기에 망막병증이나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같은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겁니다.”
-많이 먹으면 다 키로 간다는 생각에 위험을 간과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이 먹으면 나중에 키로 간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과도한 체지방 축적은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과체중 상태가 되면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사춘기를 앞당기는 성조숙증을 유발해요. 남들보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고, 일시적으로 급성장하니 당장 키가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뼈 나이를 앞당겨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만들어요. 결과적으로 원래 클 수 있었던 키보다 덜 자라게 됩니다.”
-체중이 낮게 태어난 아이에게 많이 먹이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작게 태어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 체중이 빨리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유아기부터 음식을 과도하게 먹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중을 따라잡기 위한 성장은 필요하지만, 3~4세 이후에도 과잉 영양을 공급해 과체중이 되면, 정상 체중으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이 된 것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요. 같은 비만이라도 작게 태어난 아이가 비만인 경우에는 2차 성징이 더 앞당겨질 수 있고,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위험도 더 높습니다.”
-소아비만 환자가 늘면서 진료 현장에서도 변화가 많을 것 같습니다.
“소아비만 환자들은 단순히 체중만 관리하면 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방간이나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같은 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각각의 문제를 확인하려면 소아소화기, 소아호흡기 등 여러 분과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그동안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여러 진료과를 따로 방문해야 했는데, 최근 소아·청소년 비만·대사클리닉을 열어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관련 분과 전문의들 외래 일정을 조정해 환자들이 통합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변태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