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다락손라십' 종양 줄여줘
환자생존율 두 배 연장 획기적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치명적인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은퇴한 애틀랜타 변호사 데이비드 스톡턴은 ‘기적의 약’으로 불리는 실험용 알약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을 복용한 후, 하루 5마일을 걷고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하이킹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기 접근 승인을 받은 이 약은 전이성 췌장암 치료에서 기존 항암 화학요법보다 부작용은 적으면서 종양 크기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소화를 돕는 기관인 췌장에 발생하는 암은 가장 공격적이고 치료가 어려운 암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항암 화학요법이 주된 치료법이었으나, 생존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했고 4기 환자의 경우 1년을 넘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락손라십은 4기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기존 약 6.5개월에서 13개월로 두 배가량 연장했다. 무진행 생존 기간 역시 기존 화학요법의 약 3.5개월에서 약 7개월로 늘어났다.
바이닝스(Vinings)에 거주하는 70세 스톡턴은 이 약이 영원한 치료제는 아니었지만, 기대 생존 기간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준 중요한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13개월 동안 암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며 “많은 사람이 13개월을 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톡턴은 내슈빌의 사라 캐논 연구소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피드몬트 애틀랜타 병원 종양학 전문의의 관리를 받고 있다.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3%에 불과하다. 증상이 모호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말기에 이르러서야 진단을 받는다. 국립암연구소는 조지아주의 췌장암 발병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고 보고했다. 최근 피드몬트와 에모리 대학은 췌장암 종양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는 K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을 연구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KRAS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성한다.
에모리 대학 윈십 암 연구소의 위장관 종양학 책임자인 올라툰지 알레세 박사는 “수십 년간 수많은 임상시험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번 결과는 희망의 신호”라고 밝혔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매일 복용하는 경구용 KRAS 억제제인 다락손라십은 유전적 원인을 직접 타격한다. 피드몬트 병원의 외과 종양학자이자 조기 발견 클리닉 의료 책임자인 앤드류 페이지 박사는 “췌장암 환자의 약 80%가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에 진단된다”며 “생존율 개선은 물론,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부 발진이다.
피드몬트는 21개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3상 임상시험에 참여 중이며, 에모리 윈십 암 연구소는 일라이 릴리와 함께 전국 52개 사이트에서 다락손라십과 유사한 KRAS 억제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