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역성장 속 ‘나홀로 질주’
연평균 16%씩 판매량↑ 예상
![다저스 구장에서 판매되는 진로 소주. [하이트진로 제공]](/image/fit/293992.webp)
미국 주류 시장에서 소주가 고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 전체 주류시장이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두 자릿수의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컨설팅업체 IWSR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소주 판매량이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기준 소주는 미국 전체 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못 미치지만, 성장 속도는 폭발적이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미국 전체 주류 시장이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IWSR의 코린 테르네스 미국 컨설팅 디렉터는 “소주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카테고리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과거 테킬라나 RTD(즉석음료)처럼 폭발적인 성장 초입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핵심 배경에는 한류가 있다. K-팝, 영화, 드라마, 뷰티, 음식 등 한국 문화 전반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소주를 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주요 콘텐츠가 공개될 때마다 ‘소주’(soju) 검색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한국 음식과 주류까지 함께 경험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주 확산은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법정 음주 연령(LDA) 소비자 중에서도 Z세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꼽힌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자상거래, 새로운 맛 탐색에 적극적인 특징을 보인다. 특히 소주는 파티, 외식, 노래방, 한국식 바비큐(BBQ) 등 ‘소셜 경험’과 결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술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소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과일향 소주와 RTD 제품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복숭아, 딸기, 포도 등 다양한 맛 제품이 소비자 유입을 이끌며, 현재 미국 내 소주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가향 제품으로 채워졌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한국 주요 주류 기업들이 선봉장에 서 있다.
하이트진로는 LA 다저스와 협업한 첫 소주 제품인 ‘진로(JINRO) X LA다저스’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 아메리카는 이번 협업을 통해 LA 다저스 구단의 높은 인지도와 진로의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결합해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진로 브랜드 팬덤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012년 아시아 주류 업계 최초로 LA 다저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올해까지 15년째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23년부터는 뉴욕을 연고로 한 명문 축구 구단 ‘뉴욕 레드불스’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며 스포츠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관령 기슭 암반수로 만든 전통 대표 브랜드 ‘처음처럼’, 과당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 ‘새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여울’, 또 다양한 과일 향으로 출시되는 ‘순하리’ 등을 출시하며 미국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과제도 존재한다. 여전히 많은 미국 소비자들이 소주를 사케나 쇼추와 혼동하는 등 인지도가 낮은 상태다. 또한 마가리타, 보드카 소다처럼 대표적인 ‘시그니처 음용 방식’이 없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테르네스 디렉터는 “소주가 무엇인지, 어떻게 마시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장벽”이라면서도 “이는 동시에 브랜드가 새로운 음용 문화를 정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박홍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