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까지 ‘AI능력’ 요구
기술직 32%·금융 7.4% 순
졸업생 62%‘커리어 비관'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직면한 취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급감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며 인재 선발 기준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커리어 채용 플랫폼 핸드셰이트의 ‘2026 졸업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인턴 공고의 10.3%가 AI 관련 키워드를 포함했다. 정규직 채용에서도 4.2%가 AI 역량을 요구해 1년 전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다.
AI 요구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술 직군에서는 자연어처리(NLP), 추론 시스템, 시각화 역량까지 요구하는 반면, 디자인 등 창의 직군에서도 AI 활용 능력이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예컨대 디자인 직군 공고에 ‘고전적 디자인 장인정신과 AI 기술을 결합해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문구가 등장하는 식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기술 직군의 32%가 AI 역량을 요구했고, 금융(7.4%), 미디어·마케팅(5.4%)도 뒤를 이었다. 특히 정부·헬스케어·교육 분야는 과거 거의 없던 AI 요구가 최근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영역으로 분석됐다.
눈에 띄는 점은 인턴 채용에서 AI 활용 능력에 대한 요구가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신입 인재를 통해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틴 크루즈베르가 핸드쉐이크 교육 전략 책임자는 “기업들은 이제 신입 사원들이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내 AI 워크플로우를 직접 설계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졸업생들은 챗GPT 등장 이후 대학 생활 대부분을 AI와 함께 보낸 첫 세대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36%는 매일 AI를 사용하고, 49%는 매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육 현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졸업 예정자의 28%만이 학교에서 AI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응답했으며, 58%는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AI 역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도 뒤늦게 ‘AI 문해력’ 강화에 나섰다. 퍼듀 대학교는 2026년 가을 입학생부터 ‘AI 업무 역량’을 졸업 필수 요건으로 지정했다. 연방 노동부 역시 급증하는 AI 훈련 수요에 맞춰 도제 프로그램 현대화와 인재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론칭했다.
문제는 AI라는 거대한 파도 외에도 고용 시장 자체의 기초체력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점이다. 2025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12%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졸업생의 62%는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 대상의 58%는 창업에 관심을 보였으며, 상당수는 프리랜서나 긱워크 등 대안적 고용 형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응답자의 70%는 결국 원하는 커리어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59%는 재정 목표 달성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 박홍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