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바인 사건 모방범
60대 교장이 태클 제지
참사 전 학생들 구해

오클라호마주의 고등학교에서 교장이 총기 난사를 위해 학교로 들어온 졸업생을 맨몸으로 저지해 학생들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용의자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 범행 중 하나로 꼽히는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1999년·39명 사상)을 모방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했던 범행을 무기 하나도 없이 혼자서 막아낸 것이다.
14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7일 오클라호마주 폴스밸리 고교에서 벌어졌다. 언론들은 당시 60대로 추정되는 커크 무어 교장이 범인 빅터 리 호킨스(20)를 제압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은 교내 폐쇄회로 CCTV 영상을 전했다. 권총 두 정으로 무장한 호킨스가 학교 로비로 걸어 들어와 학생들을 위협하자, 근처 문에서 달려나온 무어 교장이 호킨스를 제압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었다.
아찔했던 상황은 이렇다. 호킨스는 한 학생을 겨냥해 총격을 가했지만, 총기 결함으로 실패했다. 이후 고장 난 총기를 고친 그는 다른 학생을 향해 또다시 방아쇠를 당겼으나 빗나갔다. 주변에 있던 학생 두 명이 호킨스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던 그때, 무어 교장이 갑자기 달려나가 호킨스를 덮친 뒤 쓰러뜨렸다. 총기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무어 교장은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호킨스는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이 학교 졸업생인 그는 “(재학 시절) 무어 교장에게 반감을 가졌고, 1999년 콜로라도주에서 벌어진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를 따라 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망자 16명(가해자 2명 포함)·부상자 23명을 낳았고,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2003)에서도 다뤄진 비극이 이번 범행의 모티프가 된 셈이다. 호킨스는 “나도 그들처럼 학교 총격 사건을 벌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 교장은 성명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업무에 조속히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