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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차단 콘텐츠 다시 살린다… 미 국무부, 우회 포털 구축

미국뉴스 | 경제 | 2026-02-25 09:47:42

유럽 차단 콘텐츠 다시 살린다, 미 국무부, 우회 포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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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구글·메타 등에 삭제 명령

천문학적 과징금 부과 잇따르자

미‘freedom.gov’포털로 맞대응

X 규제 주도 5명 비자발급 제한

그린란드·관세 이어 파열음 커져

 

 

유럽의 미국 빅테크 기업 규제를 ‘문명적 말살’이라며 반발에 나선 미국이 유럽에서 차단된 콘텐츠를 우회해서 볼 수 있는 포털 사이트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 각국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구글·메타 등 미 플랫폼 기업에 콘텐츠 삭제를 명령하고 벌금을 매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전면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유럽 등 국가에서 혐오 표현과 테러 선전으로 규제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온라인 포털을 구축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자유(freedom).gov’라는 주소에서 운영될 예정이며 사용자의 트래픽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가상사설망(VPN) 기능의 탑재도 논의됐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책임자를 맡아 뮌헨안보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의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이날 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는 인공지능(AI)이 생성했거나 피해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성적 학대 이미지가 올라온 테크 기업에 48시간 내 삭제 의무화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X(옛 트위터)의 AI 챗봇 ‘그록’을 통해 실존 인물 딥페이크 이미지가 대량 유포된 점을 문제 삼았다. 가디언의 분석에 따르면 그록 챗봇에는 비키니 사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시간당 약 6,000건이 접수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그록이 게시한 이미지의 85%는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안전 단체들은 다크웹에서 AI가 생성한 아동 성적 이미지도 발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2년 디지털서비스법(DSA), 2023년 온라인안전법(OSA)을 각각 제정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을 상대로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DSA는 플랫폼 기업이 불법 콘텐츠와 혐오 발언, 허위 정보 등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매출의 6%까지, OSA는 전 세계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매기도록 규정한다.

 

지난해 12월 EU가 X에 약 1억 2,000만유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검찰은 이달 4일 알고리즘 조작 및 불법 콘텐츠 추출 혐의로 X의 파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고 영국도 불법 콘텐츠 유통 정보 제출 요구에 부응하지 않았다며 미국 커뮤니티 포챈(4chan)에 2만파운드의 과징금을 물렸다. 메타는 중독성과 아동 보호, 투명성이 미진했다며 벌금 부과를 경고받았고 구글도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게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벌금을 예고했다.

 

반면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서 표현의 자유를 명시하며 사실상 모든 표현을 보호한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맞물리며 이념 갈등 양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빅테크 규제를 우파 정치인의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검열 시도로 규정하는 한편 유럽의 규제가 실제로는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 불공정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의 반격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X에 대한 벌금이 부과되자 규제 도입을 주도한 티에리 브르통 전 EU 집행위원 등 5명을 비자 발급 제한 대상 명단에 올렸다. 유럽 내 우파 단체나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를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각국 주재 외교관들에게 EU 규제 폐지를 위해 압박을 행사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전방위적 공세를 퍼부었다.

 

차단된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우회 포털은 그린란드 영유권과 관세로 촉발된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 프로젝트는 이미 긴장이 고조된 미국과 유럽의 동맹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에서 유럽 디지털 규제 업무를 담당했던 케네스 프롭 애틀랜틱카운슬 유럽센터 연구원은 “유럽 규정과 법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경제=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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