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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엔저 ‘이중 펀치’… 환율 10개월래 최대 상승

미국뉴스 | 경제 | 2026-02-03 09:35:48

강달러·엔저 이중 펀치,환율 10개월래 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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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지는 원화가치

새 연준의장 지명 불확실성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하루 종일 원화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후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24.8원 오른 달러당 1,464.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4월 7일(33.7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장 마감 직전 1,464.8원까지 치솟았다가 막판 낙폭을 줄였다.

 

이번 환율 급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워시 의장 후보자 지명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해 원화가 ‘이중 펀치’를 얻어맞았다. 여기에 장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더해지며 원화 약세 압력이 한층 강화됐다.

 

워시 후보자의 성향을 두고는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그를 ‘매파(금리 인상 선호)’에 가깝다고 보는 쪽에서는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장기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자는 연준의 시장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던 인물”이라며 “시장 영향력을 줄이려면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장기국채의 비중을 줄이면서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자산을 줄이려면 자산 매입을 줄이거나 보유 자산을 내다팔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워시 후보자를 매파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워시 후보자는 폴 볼커 전 의장과 같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보기는 어렵고 최근 1년간 발언을 보면 도리어 금리 인하를 옹호하는 쪽으로 볼 수 있다”며 “그가 대통령이 선호하는 저금리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순간이 시장 안정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어쨌든 워시 후보자가 시장을 진정시키는 발언을 내놓을 때까지는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는 현재 1,400원대 후반인 환율 상단이 쉽게 낮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여전히 워시 후보자를 매파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는 일부 완화됐지만 양적긴축(QT) 재개 가능성이라는 비우호적 재료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후보자 변수와 별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이 엔화 흐름에 크게 좌우되고 있어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921에 달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와 엔화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1개월 상관계수도 0.861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원화의 전통적인 프록시 통화로 여겨졌던 위안화와의 동조화는 크게 약화됐다. 최근 1개월간 달러화 대비 위안화와 원화 환율 간 상관계수는 0.357에 그쳤고 최근 6개월 상관계수는 -0.650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한국 재정 정책이 점차 유사해지는 반면 한국의 대중 무역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을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대중 수출 비중은 과거 25~26% 수준에서 최근에는 10% 후반대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원화와 대만달러화 간 동조화도 강화되고 있다. 달러화 대비 대만달러와 원화 환율의 최근 1개월 상관계수는 0.650, 최근 6개월 상관계수는 0.886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원화가 점차 ‘엔화·대만달러 블록’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경제=김혜란·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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