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년 명암
상호관세, 소비자에 타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image/fit/289828.webp)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년간 미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격랑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그 기저에는 동맹과 우방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은 자의적인 고강도 관세 정책과 전례 없는 중앙은행 흔들기가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무역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 같은 우려는 작년 4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 이후 금융시장 충격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임기 첫해 미국 경제는 2%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대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고물가와 고용 약화의 피해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집중되면서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커진 것은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을 향한 수사 등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시도 역시 향후 금융시장 혼란과 달러화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는 뇌관으로 꼽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학자들은 관세 정책이 제조업 부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실업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월가는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S&P 500 지수는 그 날 이후 이틀간 12%나 폭락했다. 주식시장 공포지수는 팬데믹 충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속속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높였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관세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시행을 유예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은 잦아들었지만, 2025년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0.6%·이하 전기 대비 연율 기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려는 지속됐다.
‘R(경기침체)의 공포’,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경고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점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은 정치적 논란을 낳았지만 기업 감세를 통해 성장세 유지에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인플레이션은 관세 여파로 작년 하반기 들어 다시 3%대(근원 소비자물가 기준)로 반등하며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남아 있다.
전반적인 경제 성적표가 양호한 것과 달리 관세가 가져온 물가 상승 및 고용 약화 충격은 서민층과 중소기업이 고스란히 입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경제지표가 ‘K자형 경제’ 현상을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K자형 경제라는 용어는 미국의 부유층과 빈곤층이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주목받았다. 고소득층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크게 늘고 덩달아 씀씀이도 늘렸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이미 높아진 물가와 고용시장 약화로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매그니피센트7(M7)을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AI 붐에 힘입어 지난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중소기업 등은 이 같은 랠리에서 소외된 것도 K자형 경제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거론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커지는 K자형 격차가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경제적 격차 확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주택대출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00억달러어치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지시하거나 신용카드 이자율을 최대 10%로 제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