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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땀에 밤잠 설쳐”… 갱년기가 보내는 신호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12-30 09:25:21

갱년기가 보내는 신호, 40대 중후반 시작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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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40대 중후반 시작되는 ‘갱년기’… 증상·시기 천차만별

안면홍조·야간발한 외에 체중증가·요실금 등 증상 다양

꾸준한 운동이 기본… 증상 심할 땐 호르몬치료 등 고려

 

"겨울이라 밖은 얼음장인데 실내로 들어오면 얼굴이 확 달아올라서 진정이 안 돼요. 잠들만 하면 열이 오르고 자다가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통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갱년기 여성 환자 중 상당수가 이런 고민을 토로한다. 갱년기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증상의 정도나 종류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신체 변화를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갱년기 증상은 대개 40대 중후반에 시작해 점진적으로 변화가 진행되지만, 예상보다 훨씬 일찍 찾아오기도 한다.

 

갱년기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흔히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며 열감과 발한이 동반되는 상태인 안면홍조와 야간 발한, 심장 두근거림 같은 혈관운동 증상이 동반된다. 관절통과 근육통, 골밀도 감소 같은 근골격계 변화와 함께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감이 생기는 등 정신적인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중 증가나 복부비만, 피부 탄력 저하 같은 외형 변화가 나타나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질 건조, 성교통, 빈뇨, 요실금, 성기능 저하 등 비뇨생식기 증상 때문에 상당한 불편감을 겪으면서도 적절한 상담처를 찾지 못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갱년기 건강관리의 기본은 꾸준한 운동이다. 하루 30분 일주일에 3회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비롯해 근력·균형 운동을 병행하면 좋다. 운동은 체중 관리와 기분 개선은 물론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운동 강도는 평상시 가장 힘을 써서 운동할 수 있는 능력의 60~70% 수준이 적절하다. 다만 증상이 심하다면 다른 치료 방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023년 북미폐경학회 지침에도 운동만으로는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을 뚜렷하게 줄이기 어렵다고 명시돼 있다.

 

식습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섭취 열량을 조절하고 활동량을 늘려야 체중 유지가 가능하다. 채소·과일·통곡물을 기본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되, 근육과 뼈 건강을 위해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포화지방·가공식품·단순당 섭취는 줄이고, 카페인과 알코올은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런 식품들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는 있지만, 효과를 기대하려면 비현실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과신해서는 안 된다.

 

진료실을 방문할 때는 증상의 종류와 빈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질환 등 다른 내과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개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 심혈관질환·골다공증·유방암 등의 병력이 있는지 여부는 호르몬 치료 적합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다.

 

갱년기 증상이 문제가 될 나이에는 이미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인 경우가 많아 현재 복용 약물과 갱년기 증상 사이의 상호작용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자녀가 성장해 독립한 뒤 부모가 느끼는 공허한 마음 상태를 일컫는 '빈둥지 증후군'이나, 배우자 사별처럼 심리적으로 취약해지는 상황은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함께 평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생활 속 작은 변화도 큰 도움이 된다. 시원하고 통풍이 잘 되는 환경을 유지하고, 옷을 겹겹이 입으면 체온 변화에 한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혈관운동 증상 완화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피부와 질 건강을 위해 보습제를 사용하고 규칙적인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상·복식호흡·인지행동치료 등 심리적 안정 기법을 활용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호르몬 치료는 갱년기 증상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호르몬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일부 항우울제나 가바펜틴 성분의 약물 치료, 체중 조절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유튜브나 TV 등에서 소개되는 허브, 건강보조식품 등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권장하지 않는다. 효능이 검증된 전문의약품은 광고가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화려한 광고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갱년기는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기다. 고령화 사회에서 여성은 전체 수명의 3분의1 이상을 폐경 이후의 삶으로 보내게 된다.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따뜻한 지지, 적절한 의료적 접근, 그리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누구나 건강하고 활기찬 갱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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