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파이어본드’
루이지애나주 민든에 위치한 가족기업 파이버본드가 대기업 이튼에 매각되면서, 직원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보너스가 돌아갔다. 기껏해야 몇 달 치 보너스를 주거나 대개 회사 주식을 소유해야 매각의 이익을 나눠주는 다른 곳과 달리 수십년간 직원을 가족처럼 여겨온 이 기업은 결국 마지막까지 모든 직원과 열매를 나눠 가졌다.
25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창업자 가족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그레이엄 워커는 매각 대금 17억달러 가운데 15%를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조건을 인수 협상에 포함했다. 그 결과 540명의 정규직 직원은 총 2,억4000만달러를 받게 됐고, 평균 보너스는 44만3,000달러에 달했다. 장기 근속자들은 수십 년의 헌신에 걸맞은 더 큰 금액을 손에 쥐었다.
보너스 지급 날, 직원들은 충격과 환호 속에 봉투를 받아들었다. 일부는 장난이 아닌지 의심했고, 몇몇은 눈물을 흘리며 동료와 포옹했다. 빚을 갚고 학자금을 마련하거나 은퇴 준비를 하는 이들이 있었고, 가족 여행을 떠난 직원도 있었다.
파이버본드의 역사는 순탄치 않았다. 1982년 워커의 아버지 클로드 워커가 창업한 회사는 전화·전력 설비 구조물을 만들며 성장했지만, 1998년 공장 화재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공장 재가동까지 걸린 몇개월간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해 직원들을 감동하게 했다.
2000년에는 수요가 급증했지만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닷컴 수요가 급감해 직원 수는 900명에서 320명으로 줄었고, 존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가족 같은 분위기와 직원들의 충성심은 회사를 지탱했다. 직원들이 운영하는 기금은 생활비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를 도왔다.
2000년대 중반, 그레이엄 워커와 그의 형제가 경영을 맡으며 빚을 갚고 사업을 재정비했다. 2013년 파이버본드 파워라는 부서를 세워 산업 구조물 분야로 확장했고, 2015년 CEO에 오른 워커는 과거 해고됐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회사는 개인 성과 대신 집단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며 협력 문화를 키웠다. 이후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모험은 코로나19 시기 클라우드 수요 폭증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매출은 5년간 400% 가까이 뛰었고, 대기업들의 인수 제안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