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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신약, 종양 64% 줄였다… 새로운 희망 되나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11-10 09:40:44

췌장암 신약, 종양 64%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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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레볼루션 메디신즈가 개발한 ‘다락손라십’

초기 임상서 종양 축소·통증 완화 효과

FDA 승인심사 급행 진행… 부작용 경고도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에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알약이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그 약을 얼마나 빠른 시한 내에 그 약을 실제로 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올해 69세 여성인 데비 오컷은 작년에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너무 절망적인 상태여서, 의사는 그녀에게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말하기를 거부했다. 선택지가 거의 없어서, 그녀는 실험적 약물에 대한 임상 시험에 등록했다. 그녀는 “나는 그냥, 내가 잃을 게 뭐가 있지? 나는 죽을 거야 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컷의 남편에 따르면, 지난주 촬영한 스캔 결과는 그녀가 지난 1월에 약 복용을 시작한 이후 종양이 6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이 약에 대해 퍼지고 있는 낙관론과, 트럼프 행정부가 초고속 승인 경로를 부여하기까지 한 임상적 근거가 바로 이런 종류의 데이터이다. 은퇴한 치과 조무사인 오컷은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근교 자택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 몸 상태가 괜찮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번 추수감사절을 자기가 직접 집에서 해도 될 만큼 몸이 괜찮은지 두고 딸과 옥신각신하고 있다.

 

■ FDA 가속 심사제도

초기 임상 데이터에 기반해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0월 이 약의 스폰서인 바이오테크 회사 ‘레볼루션 메디신즈’에 매우 이례적인 새로운 가속 심사 제도인 ‘커미셔너 국가 우선권 바우처’ 이니셔티브를 적용키로 했다. 이 제도는 유망한 신약을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환자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이 췌장암 신약을 포함해 이 제도에 선정된 약물들이 바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핵심은, 심사 속도를 극적으로 앞당기면서도, 심사 엄격성이라는 FDA의 본령을 훼손하지 않고 이것이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FDA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물 심사기간을 1년에서 많게는 1개월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FDA 승인을 받는 기업이 훨씬 빨리 약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FDA는 이번에 난임 치료제, 제1형 당뇨병 치료제, 니코틴 베이핑 중독 치료제, 청각장애, 시각장애 치료제,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그리고 마취용 케타민과 항생제 국내 생산 관련 약물에도 이 우선권 바우처를 부여했다.

아놀드 & 포터의 파트너 댄 크라코프는 여러 기업의 바우처 확보를 자문해온 변호사다. 그는 “범위가 제한된 프로그램이라면, FDA가 특정 약물에 대해 심사를 훨씬 더 빨리 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제도가 얼마나 확장될지에 따라 기관 자원을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코프 변호사는 “기준치를 너무 낮추지 않는지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 기준을 과도하게 낮춰 제품을 시장에 밀어 넣으면 결국 환자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 보건복지부의 앤드루 닉슨 대변인은 FDA가 엄격한 기준을 항상 유지할 것이며, 이 새로운 바우처 프로그램은 “허송되는 시간(idle time)”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 ‘다락손라십’의 효능

FDA가 레볼루션 메디신즈의 췌장암 약인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을 첫 라인업 중 하나로 선정한 것은, 이 신약 후보가 현재 암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약물 중 하나라는 지위를 사실상 굳히게 했다. 이 약은 폐암과 대장암 치료에서도 병행 연구 중이다.

레볼루션 메디신즈의 초기 임상시험 하나에서는, 이미 최소 한 가지 개입(예: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뒤 암이 전이된 83명의 췌장암 환자에게 이 약을 투여했다. 16개월이 넘는 관찰기간 동안, 최소 29%의 참여자에서 종양 축소가 관찰됐다. 90% 이상은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병이 진행되지 않았다). 전체 중앙 생존기간은 15.6개월이었다. 일부 기준으로 보면, 이 군에서 통상 표준치료를 받을 때 생존하는 기간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약 460명 규모의 첫 대형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을 1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초기 단계 바이오테크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다. 2020년 기업공개(IPO)를 한 레볼루션 메디신즈는 현재까지 시판 약이 한 개도 없고, 2014년 창업 이후 누적 적자가 20억 달러가 넘는다.

 

■ 췌장암 신약의 긴급성

췌장암 치료 신약은 특히 긴급하다.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췌장암은 미국 암 사망 원인 3위다. 치명률은 가장 높은 편이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에 불과하고, 전이가 일어난 경우는 3%까지 떨어진다. 표준 치료법과 사망률은 지난 30년 가까이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다락손라십과 비슷한 계열의 신약 후보들에서 보이는 과학적 진전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 데이나-파버 암연구소 췌장암 연구센터장 브라이언 울핀은 “이게 췌장암 연구 분야의 전환점이라고 나는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약에 대한 다수의 임상시험 연구자다. 그는 아직 대규모 무작위시험에서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신중하게 말하면서도, 다락손라십으로 종양이 줄어들고 환자 복부 통증이 완화된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했다. 울핀은 “이 약물은 우리가 진짜로 효과적 치료를 구축할 토대가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 부작용도 뚜렷

다만 부작용은 분명히 있다. 회사 데이터에 따르면, 췌장암 1차 치료로 4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95%가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을 보고했고, 35%는 중증 부작용을 겪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부 발진이며, 대체로 일상 기능을 크게 해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유망해도, 이 약은 완치약은 아니다. 미국 췌장학회 멤버인 종양내과 의사 레이 정은 다락손라십이 더 오래 암 억제 효과를 발휘하도록 더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이 약물에 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레볼루션 메디신즈 과학자들은 초기에 세포 분열과 성장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 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소위 RAS 유전자 변이는, ‘켜짐’ 상태에 고착된 변이 단백질을 만들어, 암세포가 계속 증식하라는 신호를 내보낸다.

이 회사 약물은, 수년 동안 중화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던 이러한 변이 단백질을 표적한다. 그 단백질 표면은 매끈해서 약물이 달라붙을 일종의 ‘주머니 포켓’이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2013년 UC 샌프란시스코의 케반 쇼캇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러한 변이 단백질 중 하나가 암세포에게 성장 신호를 보내는 것을 차단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만들었다. 이후 레볼루션 메디신즈는 이런 계열의 단백질 다수에서 성장 신호를 ‘가로막을’ 수 있는 화합물을 찾았다.

레볼루션 메디신즈의 마크 골드스미스 CEO는 “그건 당시로서는 거의 ‘이단’에 가까운 아이디어였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때 과학계에서의 주류 생각은, 이런 성장 신호를 광범위하게 차단하면 정상 세포 성장도 함께 억제되어 환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는 것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연구자들은 동물실험에서 예상과 달리 이 약물이 독성 없이 종양을 줄이는 데 놀랐다. 골드스미스는 “그건 우리가 알고 있던 도그마하고 너무 안 맞아서, 우리가 맞다는 걸 확실히 하기 위해 그 실험을 계속 반복했다”고 말했다.

췌장암 액션 네트워크의 최고 과학·의학책임자 안나 버켄블릿은, FDA가 이번 새로운 우선권 바우처를 레볼루션 메디신즈에 부여한 것을 보고 흥분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실험 신약을 ‘근본적 게임 체인저’라고 불렀다. RAS 돌연변이를 겨냥한 신약 물결은 기존 치료와 비교하면 “양자 도약 수준으로 다르다”고 했다.

 

■ 암 치료제 심사 역사

FDA는 유망한 암 치료제 심사를 신속 처리해 온 긴 역사가 있다. 결과는 엇갈려 왔다. 2024년 JAMA 논문에 따르면, 2012~2021년 FDA 가속승인을 받은 전체 약물 중 80% 이상이 암 치료제였다. 이때 기업들은 실제 생존기간 연장 같은 ‘실제 혜택’을 입증하기보다, 환자에게 유익할 ‘가능성’만 입증하면 됐다.

일부 연구는 이러한 유연한 접근이 성공적이었다고 보지만, JAMA 논문은 단점을 지적했다. 2013~2017년 승인된 46건 중 41%는 가속승인 후 5년 내 전체 생존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고, 추가 15%는 결과 데이터가 없었다. 또 다른 연구는 2010~2019년 가속승인된 암약의 FDA 중앙 심사기간이 179일이라고 밝혔다.

 

6월 새로운 바우처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FDA의 마티 마카리 커미셔너는 이 프로그램은 제약사가 최종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도 대부분의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결정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FDA가 과거에 내놓은 다른 가속 심사 프로그램과 달리 이번 프로그램은 내부 작동 방식을 자세히 규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선정 기준은 폭넓으며, 전통적으로 FDA의 법적 임무 밖에 있는 국가적 우선순위도 적시한다. 예컨대 ‘약물 개발·제조의 미국 내 회귀(onshoring)’, ‘약물의 접근성 개선’ 등이 포함된다.

마카리 커미셔너는 “우리는 파이프라인 속으로 들어가, 심사관들과 직접 얘기하면서, ‘당신이 보기엔 무엇이 정말 놀라워 보이는가?’를 묻고 있다”고 10월 FDA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다락손라십의 경우, FDA 종양학 부서는 이 약의 잠재력에 대해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 환자들 체험 사례

환자들은 이제 다락손라십이 자기에게 얼마나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지를 몸으로 알아가고 있다. 북가주의 분자생물학자 프라나티 페라티는 여러 치료가 더 이상 암을 잡아두지 못하면서 2023년에 이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이 약은 종양의 확산을 억제했고, 그녀는 대체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막내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는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9월에 약 복용을 중단했다. 암이 다시 퍼지기 시작했고, 담당 의사들은 그녀에게 약물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페라티는 최근,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또 다른 신약 후보 임상시험에 등록했다. 이 약은 각각의 암이 가진 단백질 서명을 기반으로 암세포를 추적해서 제거하도록 설계된 약이다.

현재 55세인 페라티는 자신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 놀랍다고 말한다. “해마다 보너스였다”고 그녀는 말했다.

< By Daniel Gilbert >

 

지난 1월부터 췌장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한 후 종양이 64% 축소된 것으로 나타난
데비 오컷이 매사추세츠주 스펜서의 자택 앞에 서 있다. <By Ron Orcutt>
지난 1월부터 췌장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한 후 종양이 64% 축소된 것으로 나타난
데비 오컷이 매사추세츠주 스펜서의 자택 앞에 서 있다. <By Ron Orcu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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