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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세 장수 비결?… 요거트와 산책에 숨은 과학적 진실은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10-03 09:43:11

117세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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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최장수 기록 모레라 할머니의 건강 비결 연구

“유전자 복권 당첨”… 신체 나이 23년 더 젊어

타고난 유전자·면역체계·생활습관 3박자 조화

지중해식 식단·운동 시너지… 추가 연구 필요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삶은 단순하다. 그녀는 요거트, 정원 가꾸기, 수면, 책, 산책, 친구, 피아노 연주, 그리고 개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녀의 수명은 놀라울 뿐 아니라 불가사의하다. 지난해 그녀는 117세의 나이로, 여전히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때까지 그녀는 지구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가능했을까? 스페인 카탈루냐의 한 평범한 어머니에게서 이런 극단적 장수는 무엇 때문에 가능했을까?

최근 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실린 새로운 연구가 흥미로운 단서를 제시한다. 초고령자(110세 이상 장수자)에 대한 가장 철저한 조사 가운데 하나에서 연구진은 모레라의 유전자, 면역체계, 세포 기능, 세포 연령, 미생물군, 식단, 질병 지표 등 그녀의 생활과 생리 전반을 그녀의 협조를 받아 면밀히 살펴보고, 이를 젊은 사람들과 고령자 모두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는 모레라가 “유전적 복권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연구 책임자인 바르셀로나 의대 유전학과의 마넬 에스텔러 교수는 말했다. 그녀의 게놈에는 이전 연구에서 장수와 연관된 유전자 변이가 다수 포함돼 있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는 장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새로운 변이도 발견됐다.

그러나 에스텔러는 “유전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녀의 생리적 특성, 특히 면역체계와 장내 미생물 구성이 수명 연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초고령을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도 교훈이 될 수 있다.

 

■ 왜 모레라는 특별한가

마리아 모레라는 1907년 3월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8세 때 가족과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로 이주해 그곳에서 평생을 살았다. 암과 유전학을 연구하는 에스텔러 교수는 몇 년 전, 이미 초고령자가 된 모레라에 대해 듣게 됐다. “그런 사람은 아주 드물다. 가까이에 그런 사례가 있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고 느꼈다”고 그는 말한다.

초고령자의 생리, 특히 비교적 건강을 유지하는 장수인의 생리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장수 유전자 프로젝트’는 1998년부터 백세인의 유전학을 연구해왔다. 그러나 모레라는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에스텔러는 “카탈루냐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6세”라고 말한다. (미국 여성은 약 81세, 남성은 76세) 모레라는 이보다 무려 35년 이상을 더 살았다.

연구진은 “무엇이 그녀를 특별하게 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모레라가 116세일 때, 연구진은 그녀의 동의와 도움을 받아 여러 차례 방문해 혈액, 소변, 침, 대변 샘플과 더불어 생활·건강 관련 상세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유전자와 분자를 분석하는 다양한 기법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 유전자의 역할

에스텔러는 “노화에는 유전적 요인이 분명히 크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 점에서 모레라는 운이 좋았다. 그녀의 세포에는 DNA 수선, 손상된 세포 제거, 염증 억제, 강력한 미토콘드리아 유지 등 장수에 기여한다고 알려진 변이가 다수 있었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초고령자에서 발견된 적 없는 7가지 변이가 추가로 발견돼, 수명 연장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중요한 점은 암,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녀는 그 어떤 질병도 앓지 않았다. (주요 불편은 관절염이었다.) 만약 유전만으로 설명된다면, 그녀의 가족들 중에서도 초고령자가 나왔어야 하지만 가까운 친척들 중에는 그렇지 않았다.

 

■ ‘효율적인’ 면역체계

연구진은 이어 그녀의 면역체계를 조사했고, 그것이 비정상적으로 튼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는 과거 감염이나 암 등과 같은 위협을 ‘기억’하는 특정 T세포 집단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그녀가 일생 동안 많은 감염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그녀는 스페인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최고령자였다.

노년층에서는 T세포 수와 기능이 보통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녀의 세포는 여전히 “매우 활발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과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면역체계는 미세하게 조율돼 “효율적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연구진은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장내 미생물군 덕분일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그녀의 장은 염증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물질을 생성하는 세균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그녀의 생리적 상태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관절은 아팠고, 혈액 속에는 치매 가능성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높았으며, 비정상 혈구 세포가 일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망 당시 실제 질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식단과 생활습관의 교훈

그녀의 식단과 생활습관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연구진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에스텔러는 “마지막 10년 동안 그녀는 매일 일반 요거트 세 컵을 먹었다”고 말한다. 또 전형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따랐다. “음식을 가볍게 먹었고, 생선·올리브유·과일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녀는 말년에 이르기까지 산책과 정원 가꾸기를 즐겼다. 이러한 생활습관과 유전자의 상호작용이 건강한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유지하도록 했고, 실제로 116세의 혈액 화학 수치는 수십 년 젊은 사람과 비슷했다고 한다. 연구진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한 결과, 그녀의 신체 기능은 실제 나이보다 23년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레라의 삶과 생물학에서 우리도 장수의 비결을 배울 수 있을까? 에스텔러는 “물론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만 요거트 세 컵을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한 컵 정도는 괜찮다. 대신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사회적 교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모레라는 요양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고 방문객을 반겼다.

 

■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도 한계는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니르 바르질라이 교수는 “모레라는 단 한 사람일 뿐이다. 장수의 근본을 이해하려면 훨씬 더 많은 초고령자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연구와 ‘장수 유전자 프로젝트’가 노화와 장수에 대한 새로운 통찰, 건강한 생활습관, 그리고 장수에 기여할 수 있는 약물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에스텔러가 모레라 연구에서 얻은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다. “노화와 질병은 별개다.” 그녀는 늙었지만, 중대한 질병에 걸리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병에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아주 멀리 밀려나 있었다. 결국 2024년 8월19일, 그녀는 117세의 나이에 정신적·신체적으로 건재한 상태에서 평화롭게 잠든 채 세상을 떠났다.

<By Gretchen Reynolds >

 

모레라 할머니가 지난 2023년 마넬 에스텔러 교수와 함께 한 모습.
<University of Barcelona/Josep Carreras Institute>
모레라 할머니가 지난 2023년 마넬 에스텔러 교수와 함께 한 모습.
<University of Barcelona/Josep Carreras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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