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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25% 관세…현대차그룹, 미국서 유럽·일본에 가격경쟁 밀리나

미국뉴스 | 경제 | 2025-09-28 09:49:47

현대차그룹, 미국서 유럽·일본에 가격경쟁 밀리나,  투싼이 티구안·CR-V보다 비싸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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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싼이 티구안·CR-V보다 비싸질 수도… ‘프리미엄’ 제네시스 큰 타격

 “매달 7천억원대 관세 부담”…폭스바겐그룹 이은 수익성 ‘톱2’ 지위 위협

 

미국이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과도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것을 확정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유럽 브랜드와 맞서던 현대차그룹 등 한국 자동차 업계에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지난 4월부터 반년 가까이 25% 고율 관세를 물고 있는데, 가장 치열한 경쟁자인 일본·유럽 브랜드가 관세라는 모래주머니를 어느 정도 내려놓고 달릴 수 있게 된 셈이라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28일(한국시간)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4일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27.5%에서 15%로 내리는 조정을 확정했다.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지난 16일부터 역시 15%로 낮췄으나 한국은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25% 관세를 계속 적용받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픽업트럭 외의 모든 차량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왔고, 일본과 유럽 업체들은 기본 관세인 2.5%를 물어 왔으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낮은 관세에 기반해 동급의 일본·유럽차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했던 한국 자동차가 더 비싸질 수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의 미국 베스트셀링 모델인 투싼은 최소 판매가가 2만9천200달러(약 4천121만원)로, 경쟁 차종인 독일 폭스바겐 티구안(3만245달러·4천268만원)과 일본 도요타 라브4(2만9천800달러·4천205만원), 혼다 CR-V(3만920달러·4천364만원)보다 1천달러 이상 가격이 낮다.

다만 현대차가 25% 관세를 가격에 반영할 경우 투싼은 3만6천500달러로 뛸 수 있다. 15% 인상을 가정한 티구안(3만4천782달러), 라브4(3만4천270달러), CR-V(3만5천558달러)보다 모두 비싸지며 소비자 선택이 옮겨갈 수 있다.

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현대차그룹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5는 기본 가격이 4만2천600달러로 비슷한 급의 폭스바겐 ID.4(4만5천95달러)보다 낮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지만 관세 격차가 반영될 경우 5만3천250달러, 5만1천859달러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오는 30일부로 미국에서 최대 7천500달러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미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치열히 경쟁해 왔지만 관세 차별로 타격은 불가피하다.

제네시스 G80은 5만8천450달러에 판매돼 벤츠 E350(6만3천900달러), BMW 530i(5만9천900달러), 아우디 A6(5만8천100달러)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이다. 다만 관세가 모두 반영되면 G80은 7만3천62달러가 돼 E350(7만3천485달러)과 수백달러만 차이 나게 되고, 530i(6만8천885달러), A6(6만6천815달러)보다 수천달러가 비싸진다.

특히 제네시스는 GV70을 제외하면 미국 내 판매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만큼 관세를 피하기도 쉽지 않다. 

 

유럽은 벤츠와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미 수출을 주도하고 있어 관세율 격차는 제네시스에 더욱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유럽은 지난해 기준 미국에 차량 75만8천대를 수출해 한국(143만대), 일본(137만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수출 단가가 높은 모델을 많이 팔면서 수출액은 약 64조원으로 한국(48조원), 일본(56조원)보다 컸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차량 판매가 인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한국만 25% 관세를 부과받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수익 악영향이 심화하는 가운데 관세를 그대로 떠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분기 관세 영향으로 합산 1조6천142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봤는데, 3분기 이후에는 관세 충격을 완화할 재고도 소진되면서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현 수준 관세가 지속되면 현대차·기아가 매달 7천억원가량의 관세 부담을 질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던 현대차·기아가 다양한 가격 전략을 구사하는 데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상반기 수익성 측면에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톱2'에 올랐던 현대차그룹의 입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영업이익 13조86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67억700만유로(약 11조467억원)를 거둔 폭스바겐그룹을 처음 뛰어넘었지만 폭스바겐그룹에 비해 높은 미국 관세를 적용받으며 매달 수천억원의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다시 수익성이 역전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우리 정부는 국익을 지키기 위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완성차·부품 기업에 관세 부담을 모두 돌리기보다는 협상 기간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부담을 나누며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안정화해야 한다"며 "미국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미국 외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전략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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