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9월 소곡

지역뉴스 | | 2025-09-05 08:44:47

행복한 아침행복한아침, 시인, 수필가, 김정자,9월 소곡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실내는 아직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는데 문득 신선한 아침 공기에 몸을 추스르며 ‘가을이구나’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된다. 푸른 하늘은 지구별에서 한걸음 물러서 버린 듯 멀어져 있고, 산뜻한 공기 속에 느껴지는 갈색 가을향이 심 호흡을 유도해 낸다. 자연의 순리로 계절을 감각하기 보다 달력 숫자를 짚으며 세월을 넘겨온 터인데 9월 소곡으로 하여 계절 변화를 몸으로 느낀다는 것이 따스한 희망과 위로로 다가온다. 은밀하게 다가온 9월 서곡이 잔잔하게 번지고 있다. 절기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백로다. 폭염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여름도 우주의 법칙 앞에서는 가을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나 보다. 하늘 빛이 서서히 가을로 물들기 시작했다. 바람결이 어느새 가을 기운을 싣고 온 것이다. 계절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음이다. 짙어 진 하늘 빛과 늘어난 숲 그림자가 대변해 주고 있다. 

 

여름이 정점을 찍고 있을 무렵부터 마음은 벌써 가을로 달려가듯 서성대고 있었다. 늘 상 계절 앞에 서면 그랬던 것 같다. 푸근하게 기다린다 거나 머물지 못하고 언제나 저 너머를 서성대곤 했으니까. 미셸 몽테뉴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 두려움, 욕망, 희망이 우리를 미래로 내몰고 현재의 의미를 앗아가는 바람에 가까운 미래만이 아니라 자신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죽음 이후의 일까지 염려하며 현재를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다’고 했다. 서두를 것 없는 일들임에도 마음이 먼저 달려 감을 차분히 정돈하며 살아가라고 9월 소곡이 서둘러 찾아 들었나 보다. 가을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멀어지려는 여름을 추억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코 앞이다. 여름을 향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눈에 선하다. 강렬한 햇살 에너지를 받아 누렸던. 초록들의 대단했던 위력도 그리울 것이다. 찜통 더위를 고스란히 견뎌내느라 마을에 있는 공원을 찾을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주었던 착한 밤바람이 그리워질 것이다. 

 

9월은 알알이 맺혀진 열매들이 익어가는 시간이다. 조금씩 내려앉는 기온을 새겨가며 새롭게 거듭나려는 준비로 9월은 조금은 흥분되고 격앙된 것 같다. 결실의 기쁨과 환희를 만상과 나누려 하는, 풍요를 예약한 9월이다. 결실을 거두어 곳간을 채워둘 수 있는 넉넉한 달로 9월의 이름표를 걸어주고 싶다. 9월로 들어서면 생명의 소리들이 다 모여든 듯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또한 세상 빛이란 빛은 다 쏟아 부은 눈부심으로 모든 가을 풍광을 반짝이게 해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아 드는 환절기는 유장한 삶의 흐름에서 잠시 비켜서게 하는 달콤한 정서적 휴식 시간이 되어 주기도 한다. 사계절의 순환현상은 놀랍게도 생을 돌아보게 하고 깨달음을 얻기에 완벽한 장치를 갖춘 아름다움을 실증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아직 무더위가 남아있지만. 입추, 처서를 지났기에 가을 문턱은 넘어선 것이 되겠다. 낮아지는 기온을 몸에 새기면서 새로움을 준비하는 만상들이 9월을 만들어갈 것이다. 9월이 들어서고 바람결이 서늘해 지면 코메리칸으로 살아온 날들이 떠오른다. 이방인의 삶이 지치고 고단할 때면 고국과 고향이 그리워지곤 한다. 언제든 달려가도 포근한 안식을 제공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어머니 품 같은 그리움으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육신이 남겨질 곳이 이 ‘아름다운 나라’ 미국 땅이기에 이 땅에서의 남은 날들을 하늘에 맡기며 감사하는 날들로 하루들을 수 놓으며 살아가려 한다. 가을이 깊어지면 낙엽이 흐드러질 것이고, 연이어 추위와 함께 설경 풍광이 연출될 것이다. 그러 노라면 한 해도 무심코 막을 내릴 것이다.  

문득 존재의 근원을 찾아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진다. 기차를 타고 낯선 간이역에서 내려 해바라기가 피어 있는 들길을 걸어보고 싶다.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물결치는 산자락으로 숨어들고 싶어 진다. 투명하지 못한 안개 속 같은 세상이지만 이 가을에는 더 나은 안정된 평안 속에서, 더 충만하게 살기를 원하는 심성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을 가슴으로 듣게 되기를 소원 드리게 된다. 낯선 땅에서 인생의 절반인, 마흔 번째 가을 맞이를 하면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메트로시티 뱅크 합병 소식, 탈주범 50시간만에 잡힌 사연, 치솟는 메트로 애틀랜타 렌트비,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핫 뉴스에 한인단체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메트로시티 뱅크 합병 소식, 탈주범 50시간만에 잡힌 사연, 치솟는 메트로 애틀랜타 렌트비,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핫 뉴스에 한인단체 동정까지 (영상)

12월 첫 째주 애틀래타 이상무 종합 뉴스는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핫 뉴스부터 시작해서 탈주범 잡힌 기막힐 사연에 메트로시티 뱅크 합병 소식 등 다양안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만학의 열정...제2의 인생을 깨우다
만학의 열정...제2의 인생을 깨우다

허드슨 테일러 대학평신도 신학과정 마쳐스와니에 위치한 허드슨 테일러 대학교(총장 장석민 박사)가 지난 3일, 은퇴자 및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평신도 신학 훈련과정’ 1학기 종강식

올해 미국 구글 검색어 순위 2위는 '케데헌'…1위는 '찰리커크'
올해 미국 구글 검색어 순위 2위는 '케데헌'…1위는 '찰리커크'

흥얼거려 노래 찾는 '노래검색'서 '골든' 1위…송지우, 전세계 배우 검색 4위   지난 9월 30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마련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에서 관람객들이 사

대법원, 트럼프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합헌성 따진다
대법원, 트럼프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합헌성 따진다

항소법원 ‘위헌’ 판단 이후 대법원 최종 결정 남아‘미국서 태어나면 미국 시민’ 수정헌법 14조 원칙 뒤집힐까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출생시민권 금지 정책의

2026 월드컵 한국, 멕시코 남아공 유럽D와 A조 편성
2026 월드컵 한국, 멕시코 남아공 유럽D와 A조 편성

한국 첫 경기 유럽D, 둘째 멕시코죽음의 조 피해 대진운은 좋은듯 2025년 12월 5일 2026 FIFA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모든 팀의 조 편성이 완료된 후의 전체 모습<

GA 공화당 차세대 유망주 한순간 '나락'
GA 공화당 차세대 유망주 한순간 '나락'

19세 당 지도부 부비서미성년 성매매 시도 덜미공화당도 흔들...선긋기  조지아 공화당에서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던 인물이 미성년 성매매 덫에 걸려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월마트, 조지아서 드론 배송 시작
월마트, 조지아서 드론 배송 시작

로건빌 등 6개 매장에서 배송 시작해최대 6마일 거리 이내 5분 만에 배송 월마트가 조지아 및 애틀랜타 지역에서 드론배송을 시작했다.애틀랜타 외곽에 위치한 6개의 월마트 슈퍼센터

한인부동산협회 송년모임...나눔실천
한인부동산협회 송년모임...나눔실천

4차 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 개최미션아가페 등에 4,000달러 기부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GAKARA, 회장 샤론 황)가 4일(목) 저녁 6시, 스와니 ‘더 리버 클럽’에서 제4

근로자 사망사고 큐셀 한국시공업체 벌금
근로자 사망사고 큐셀 한국시공업체 벌금

OSHA,형원E&C에 2만달러 부과“직원을 질식사 위험에 노출시켜”  지난 5월 카터스빌 한화 큐셀 공장 2단계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건을 조사해 온 연방안전보

"11년전 스노우마겟돈 악몽...더 이상 없어요"
"11년전 스노우마겟돈 악몽...더 이상 없어요"

GDOT, 올 폭설 대비 현황 공개 "브라인·제설트럭 등 만반 준비" 2014년 겨울 애틀랜타를 마비시켰던 소위 스노우마겟돈(Snowmageddon)은 지금도 지역 주민들의 기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