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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는데 소변에 피가? 당장 병원 가야 할 신호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8-12 09:27:18

담배 피는데 소변에 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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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환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흡연 중인 중장년층 남성, 발병위험 최대 4배

방광암 치료 후 1년 이내 50% 이상에서 재발

연성 방광경 도입으로 통증 없이 조기진단 가능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는데, 특별히 아픈 데도 없고 해서 방광염이겠거니 생각했어요.”

 

병원에서 방광암 진단을 받으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 대다수 방광암 환자에서 '통증이 없는 혈뇨'가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벼운 감염이라고 여겨 무심코 넘기기 쉬운 증상이 방광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방광암은 국내에서 남성암 발생률 10위, 여성암 발생률 14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이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다보니 다른 질환으로 착각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 시 치료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혈뇨가 있다면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육안적 혈뇨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지만 배뇨 시 아프지는 않다보니 방치하기 쉽다. 배뇨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빈뇨, 소변을 보고 싶어지면 참지 못하고 심하게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 배뇨 시 불쾌감 등 방광염과 유사한 배뇨 자극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럴 때 검사를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특히 혈뇨가 반복된다면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흡연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 남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담배 속 발암물질이 혈액을 타고 신장(콩팥)을 거쳐 방광에 저장되는 동안 방광 점막을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방광암 발생 위험을 2~4배 이상 높이기 때문이다. 방광암 환자의 50% 이상은 현재 또는 과거 흡연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방광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비교적 초기 단계로 방광의 근육층을 침범하지 않은 표재성 방광암의 경우 치료 후 1년 이내 재발률이 50%, 5년 내 재발률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광암 치료 후 정기적인 방광경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내시경을 통해 방광 안을 직접 관찰하면서 재발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바로 조치할 수 있다.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방광 내 결핵균 유사 백신(BCG) 또는 항암제 주입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방광 점막의 면역반응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재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이러한 치료법의 원리다. 치료 후 발열, 방광 자극 증상 등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관리가 필요하다.

 

방광암 진단을 받으면 방광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초기 방광암은 대부분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TURBT·TransUrethral Resection of Bladder Tumor)’이라고 불리는 내시경 수술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별도의 외부 상처를 내지 않고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며, 수술 후 병리 결과에 따라 추가 치료 여부가 결정된다.

 

근육층까지 침범한 침윤성 방광암이라면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소변 배출을 위한 경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크게 복부 피부에 소변주머니를 부착하는 '회장도관술'과 소장을 이용해 체내에 인공방광을 만들어주는 '동소성 신방광 조형술'로 나뉜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방광절제술과 재건술이 적극적으로 시행되면서 방광암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방광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5년 생존율이 10~20%에 불과하다. 예후가 다소 어두운 편이지만 신약 도입으로 전이성 방광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던 일부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나타낸다. 유전자 분석 기반의 맞춤형 항암제도 임상시험을 거쳐 속속 치료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광암 예방과 조기 진단이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다. 방광암을 피하고 싶다면 금연이 필수적이다. 흡연자에게 혈뇨가 보인다면 서둘러 전문의를 찾길 강력히 권한다 과거와 달리 연성 방광경을 이용하면 방광 내부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혈뇨가 보일 경우 간단한 외래 검사만으로도 큰 고통 없이 방광암 진단이 가능하다. 방광암은 발생률과 재발률이 모두 높지만 조기 발견 시 치료 성공률이 높다. 건강의 ‘경고등’을 무시하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안경진 의료전문 기자>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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