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푸른 솔 더불어 그향기 더욱 은은해/무지개 빛 꽃무늬/사랑에 탄다./밤마다 별들이 빛을 모아/꽃잎을 새기고/그 맑은 웃음 소리/그 영혼의 빛깔/신비한 신의 숨결/내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깨우네./7월의 분꽃에는/내 어머니 냄새가 묻어 있고/고향 집 장독대 옆에/고즈넉히 피어 있던/내 어머니/까만 꽃씨를 깨어서 분을 바르시고/시집오셨다는 내 어머니 사랑이야기/새 색시 순정/못내 수줍어 밤에만 피는 꽃/솔숲사이 반달이 숨어서 키운 꽃/어느 힘센 장사가 꽃잎을 열수 있나/오직 사랑만이 꽃잎을 여네/밤마다 딸이 그리워/하늘 은하수 꽃길에 영혼의 꽃 키우시다가/7월의 분꽃으로/딸을 찾아오신/내 어머니를 닮은 꽃/''얘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어머니 여전한 그음성/영혼의 맑은 웃음 소리/내 어머니 젖내음이/꽃향기 되어 밤을 흐른다.
(시, 분꽃 박경자 1985년 쓴시)
1950 년 우리 조국이 육이오 전쟁으로 광주에서 시골 강진 도암으로 오빠들 손을 잡고 사흘 밤낮을 걸어서 고향을 찾았다. 신었던 고무신도 밑창이 달아나고 발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는 오메! 내 새끼들아 - 살아서 돌아왔구나, 얼싸안고 한없이 우셨다.
우린 사흘을 들에서 나는 수박 몇 덩어리를 먹었을 뿐 몇 날을 굶었다.
어머니는 손수 부친 녹두 전병을 구워 주셨다. 그날 장독대 옆에는 분 꽃이 만발하였다.
타향 살이 50년 석산동 내집에는 그날의 분꽃이 만발하다. 매년 솔사이에 홀로 피었다 지는 이름 없는 분꽃에는 내 어머니 영혼이 살아 계신다.
이민자의 그 뜨거운 눈물, 말 못 할 설움을 내 어머니는 다 듣고 계신다.
매년 누가 심지도, 가꾸지도 않았는데 솔사이 고즈넉이 피었다 지는 분꽃에는 내 어머니 젖내음이 흐른다.'' 애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어머니인 내가 오늘은 왜, 어머니가 그리운 걸까 ---
실낱같은 초승달이 솔가지에 걸리고 내 어머니 젖내음 분꽃 향기 흐르는 밤을 서성이며 쓴 시가 '분 꽃' 이다.
세상은 어머니 냄새를 잊은지 오래다. 가짜 인간이 등장해 요지경인 세상에 '어머니 냄새라니요?
기계가 사는 세상에 사람은 기계 보조품으로 살아야 한단다.
6, 25 흉년에는 어떻게든 자식들에게는 밥을 먹이려 홀로 부엌에서 죽을 드시며 우릴 키우셨다.
농사꾼 손은 굵은 뼈가 보이 시도록 나뭇꾼 손이셨다. 분꽃의 꽃대도 내 어머니 손을 닮았다.
어머니가 지상에 남겨 놓으신 선물이 분꽃이다. 못내 수줍어 밤에만 피는 꽃 ---
어머니 젖내음 스민 분꽃 향기를 세상은 알리가 없다.
내 어머니 그리움 목화 밭이 있는 곳이 조지아 다.
우리집에는 하얀 목화가 사철 방마다 따스한 사랑을 선물한다.
목화로 오빠들의 교복을 손수 만들어 입히셨던 솜꽃 목화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사랑 '목화' 밭에서 가을엔 그 맑고 하얀 신비의 꽃이 목화다.
살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세상에 가장 값진 것은
따뜻한 사랑이었다.
돈으로 행복을 사려 한평생을 허둥대는 인간들은 행복의 주소를 잃은지 오래다.
50년을 한집에 오래 산것도 솔사이 피고 지는 분꽃 사랑 때문이기도하다.
시를 찾아서 시인들의 시중에 황동규 시인의 ''꽃의 고요"를 선택해 놓고 마음을 바꾸었다.
'유마경'을 읽고 쓴 시라 의미가 깊었다. 워낙에 유명한 시인이시고 --
밤새 뒤척이다 부족한 나의 졸시 '분꽃'으로 바꾸었다.
꽃의 고요/일고 지는 바람 따라 청매 꽃잎이/눈처럼 내리다 말다했다./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겨 있는/흙담으로 쏠리기도 했다./꽃 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말했다./'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겠는가 ?/왁자 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말없이 귀 기울이던 부타가 --/'음 후렴이 아닌데' ! (시, 꽃의 고요, 황동규)
시의 의미는 왔다가 간다.
'불교의 선'에서 -- 유마를 만난 체험을 '꽃의 고요'에 담았다.
시인의 자아를 긍정해서 타인을 만나는 선 -- 유마의 체득 때문이었으리라.
내 개인의 '꽃의 고요'를 읽고 느낌은 아무리 유, 불, 선의 경지를 넘나든다 해도그 누구도 닮지 않는 '꽃의 고요' 그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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