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전까지 최종 리스트 압축
5곳~20곳·합격 가능성 고르게
‘전공·진로·지역·재정 지원’고려
너무 많으면 지원서‘질’떨어져
본격적인 대학 입학 지원서 준비 시즌이 시작됐다. 12학년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여름 방학 동안 에세이 작성과 입학 지원서 작성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작업에 앞서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지원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지원할 대학 리스트가 준비되어야 각 대학에 적합한 에세이를 작성하고 입학 지원서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늦어도 12학년 진학 전… ‘전공·지역·장단점’ 등 고려
대학 입시의 첫 관문은 어느 대학에 지원할 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미국에만 수천 개의 대학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대학 리스트 작성만으로도 성공적인 입시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 리스트 작성은 단순히 이름만 적는 작업이 아니다. 지역, 전공, 기숙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여러 차례 수정과 검토 과정을 체계적인 리스트가 작성된다.
자신의 고등학교 생활을 돌아보며 즐거웠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을 기준 삼아, 대학 선택의 핵심 요소를 정리해보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에서 어떤 환경에서 성취감을 느꼈는지 생각해보고, 그런 요인이 대학에서도 작용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11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늦어도 12학년에 진학하기 전까지 각 대학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며, 관심 분야나 선호하는 지역 등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최소 5곳~최대 20곳… 합격 가능성 고르게 분포
대학 입시 준비 시즌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몇 군데 대학에 지원해야 하나?’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엇갈린다. 비영리 대학 입시 정보 기관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5~8곳의 대학에 지원할 것을 권장하지만, 최대 20곳까지도 지원하는 것을 추천하는 입시 전문가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 리스트에 15~20곳의 대학을 포함하면 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리스트에는 합격 가능성이 높은 ‘안전 지원군’(Safety Schools), 지원자의 학업 수준과 유사한 ‘적정 지원군’(Match Schools), 그리고 합격이 가능성이 낮지만 입학을 원하는 ‘상향 지원군’(Reach Schools)을 고르게 포함하는 것이 좋다.
또, 해마다 입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최종 선택 시 합격 통지서와 ‘재정 지원서’(Letter of Financial Aid)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대학 리스트에 너무 적은 수의 대학을 포함시키는 것은 다소 위험한 입시 전략일 수 있다.
■향후 진로 계획에 부합해야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공립과 사립, ‘도시·교외·시골’ 캠퍼스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골고루 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 지원군 학교라고 해서 입학 전형을 너무 쉽게 판단하거나 단순히 명문대라는 이유만으로 대학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것도 피해야 할 실수다. 학생이 4년간 건강하고 활기찬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향후 진로 계획에 부합하는 환경과 조건에 맞는 대학을 포함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 학생들이 이용하는 대학 입학 지원서 공용 플랫폼 ‘커먼앱(Common Application)을 통해서는 최대 20개 대학까지 지원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10~12곳 이내로 추려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지원서 작성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대학에 지원하다 보면 지원서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 군데의 대학이라도 집중적으로 준비해 지원서의 질을 높이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졸업률·취업률·재정 지원·장학 혜택’도 확인
대학 리스트를 작성할 때 단순히 학교 이름만 보고 고르면 후회로 이어지기 쉽다. 학생 개개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고려해야 할 항목들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다음과 여러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대학에 내가 원하는 전공이 있는가? ▲장학금이나 재정 지원은 어떻게 되는가? ▲재정 지원을 받은 후 실제 부담해야 할 ‘순학비’(Net Price)는 얼마인가? ▲인턴십이나 학부 연구 기회가 충분한가?
▲평균 강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어떤 학문적 환경을 원하는가? ▲내가 관심 있는 ‘비교과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이 마련되어 있는가? ▲기숙사 등 주거 환경은 어떤가? ▲1학년 학생들의 중퇴율(또는 유지율)은 어떤가? ▲졸업률은 얼마나 되는가? ▲내 전공 분야의 취업률은 어떤가? ▲나의 문화적·종교적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인가?
<준 최 객원기자>
이들 질문 중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학비’다. 표면적인 등록금을 의미하는 ‘스티커 프라이스’(Sticker Price)에 부담을 느껴 원하는 대학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장학금, 학비 감면, 재정 보조 등의 혜택을 제공받으면 실제 학비 납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 진학 자녀를 둔 가정 중 이른바 ‘도넛홀’(Donut Hole)에 해당하는 가정이 많다. 도넛 홀 가정은 소득이 높아 정부 재정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사립대 등록금을 감당하기엔 재정 부담이 큰 소외 계층을 일컫는다. 이런 가정의 경우 공립대나 다소 덜 경쟁적이지만 장학금 혜택이 큰 학교가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2학년 시작 전까지 최종 리스트 압축
막연한 관심 대학 리스트를 실제 지원할 대학으로 압축해 가는 과정이 대학 리스트 작성에서 필수적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11학년 5월 말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부터 9월 초 ‘노동절’(Labor Day) 연휴까지의 여름방학 기간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이 기간 중 11학년 성적표와 AP·SAT·ACT 등 시험 성적을 확보하고, 몇몇 대학을 직접 방문하면 최종 지원할 ‘적합한 대학’을 추려내는데 도움이 된다. 이어 노동절 전후로는 실제 원서 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물리적 거리나 비용 문제로 리스트에 있는 모든 대학을 방문하는 건 쉽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직접 캠퍼스를 찾아가 보고 수업을 참관하거나 재학생과 대화하는 식의 경험이 지원 대학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학생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대학의 크기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소형·중형·대형 대학을 고르게 둘러보면서 나에게 맞는 규모를 체감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 입시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데 유용한 온라인 도구도 많다. 입시 전문가들은 칼리지보드의 ‘BigFuture’, 연방 교육부 산하 ‘국가교육통계센터’(NCES)의 ‘College Navigator’,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Naviance’ 시스템 등을 많이 추천한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의 ‘College Compass’는 1,800개 이상의 대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만의 맞춤형 대학 순위를 만들어볼 수 있는 유료 도구다.<준 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