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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에 마디마디 욱씬”… 여름에 더 괴로운 ‘관절염’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6-30 09:22:39

에어컨 바람, 마디마디 욱씬,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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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날씨 이어지는 여름철 진료인원 늘어

 전 연령대 발병… 여성이 남성보다 3~5배 많아

완치 어렵지만 약물로 증상·질병 진행 속도 조절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자니 관절 마디마디가 더 뻣뻣하고 쑤시네요.”5년 전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은 서경자(46·가명)씨는 “벌써부터 땀이 줄줄 날 정도로 날씨가 습하고 더워 에어컨 없이는 못 버티겠다”며 “올 여름은 특히나 덥다는데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은 서씨에게는 이른 더위가 버겁기만 하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한낮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서면 찬 바람에 손목과 무릎 관절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출퇴근길 전철에서 작동하는 에어컨 바람도 견디기 힘들어졌다. 집에서도 밤새 틀어놓는 에어컨 냉기에 관절의 시린 증상이 더 심해져 잠을 설치기 일쑤다.

 

■ 스스로 내 몸을 공격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2가지로 나뉜다. 많은 사람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해한다. 두 질환 모두 관절 통증을 유발하지만 원인은 물론 진행 방식도 전혀 다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자기 관절을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연골 손상과 뼈 침식을 유발해 관절 파괴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신체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률이 3~5배 가량 높은데,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관절통을 더 심하게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여성 호르몬 감소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여성에서 많이 생기는 데다 여성 호르몬제의 사용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여성이 50세를 전후로 폐경기를 맞이하는데, 50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4배 가량 더 많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20~3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 자고 나니 손가락 마디가 뻣뻣

류마티스관절염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모호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전구증상은 피로감, 식욕부진, 전신 쇠약, 근육 및 관절의 애매한 통증 등으로 수주에 걸쳐 나타난다. 이후 관절 내부에 위치한 연조직인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에 물이 차고 붓는다. 관절에 통증과 부종이 생겼다면 염증이 관절을 침범했다는 신호다. 손가락, 손목, 어깨, 팔꿈치, 발목, 무릎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하며 보통 양쪽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기상 후 손가락 등 주요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이기 힘든 ‘조조강직’은 류마티스관절염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아침경직’이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대부분 1시간 이상 지속되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질환의 활동도와 염증 정도에 따라 빈혈이 나타날 수 있고 폐, 혈관, 심장 등 전신침범이 생기면 경과가 나쁘다.

통증이 생기는 부위와 양상도 확연히 다르다. 관절의 노화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에 통증이 발생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가운데 마디와 시작 부위, 손목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기상 후 주먹을 쥐지 못할 정도의 경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의 뻣뻣함이 5~10분 이내로 지속된다.

 

■ 방치하면 합병증 키우기도

흔히 관절염 환자는 추운 겨울에 통증이 심해져 힘들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서씨처럼 유독 여름을 힘겹게 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류마티스 관절염 진료인원 현황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6~9월에 내원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계절적으로는 겨울부터 여름까지 진료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다시 여름부터 겨울까지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이는 습도가 높아지면 관절의 뻣뻣한 느낌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관절의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도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차가운 바람이 류마티스 관절에 닿으면 관절 주위 근육이나 인대 또는 힘줄이 수축되면서 더 뻣뻣해지고 혈액순환이 줄어들면서 관절강 내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일 검사로 진단하기 어렵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환자의 임상 증상과 영상검사 등을 토대로 △관절 침범 양상 △혈액 검사 △급성기 반응 물질 검사 △증상 지속기간 4가지 항목의 총점을 합산해 6점 이상일 때 진단한다. 적절한 치료 없이 2년 이상 방치하면 관절이 비가역적으로 변형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다른 장기를 침범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동맥경화,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드물게는 간질성 폐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어렵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스테로이드제, 향류마티스약제 등 다양한 약물요법을 통해 증상 완화를 돕고 질병 진행 속도를 조절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나 합성 표적치료제가 도입돼 치료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약물이 잘 듣지 않거나 관절 파괴, 변형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 관절 부담 적은 운동 시작해야

만성질환이므로 영양공급, 물리치료, 운동 및 휴식과 같은 비약물치료도 중요하다. 급성기에는 관절을 쉬게 하는 것이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힘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절의 가동범위를 유지해 주다가 염증과 통증이 가라앉으면 가벼운 걷기나 수영, 아쿠아로빅, 자전거,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관절에 큰 충격을 주는 격한 운동이나, 쪼그리고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은영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난치성 질환이지만 약물과 비약물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면 관절 변형을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특별한 식이요법은 없지만 관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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