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접하고 충격…다들 걱정"
출근 앞둔 졸업생들도 불안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2일 정부의 요구에 반기를 든 세계적 명문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학생 등록을 받지 못하도록 인증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을 앞둔 한인 학생들은 충격과 함께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정부의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조치로 인해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계속 머무르며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누구도 뚜렷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사태 전개 상황을 지켜보며 대학 측의 공식 설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버드 한인학생회 황정호 회장(컴퓨터사이언스·4학년)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식을 접한 유학생들 모두 굉장히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씨는 "괜찮아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뉴스로 소식을 접해 너무 당황스럽고 걱정들을 많이 한다"며 "아직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연락 받은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일부 한인 학생은 '지금 당장 비행기표를 구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이러다가 미국에서 쫓겨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는 2024∼2025학년도 학사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졸업식을 앞둔 상황이다.
방학이 시작되다 보니 현재 캠퍼스 기숙사에는 졸업 예정자 등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한다.
황씨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졸업 예정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재학생은 새 학기가 시작하는 9월까지 일단 상황을 지켜볼 시간이 있는데, 이미 취업했거나 취업을 앞둔 졸업생들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체류 신분이 어떻게 유지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생 가운데 많은 수는 대학 졸업 후 전문직 비자(H-1B)를 취득할 때까지 일정 기간 학생비자 신분으로 취업할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학생비자가 취소될 경우 미국 내 구직 및 취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황씨는 "당장 6월 출근을 앞둔 친구들도 있는데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해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대학의 공식 입장이나 설명이 나오기를 모두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버드대 한인 유학생은 학부 한인회 기준으로 약 40명 수준이다. 대학원생까지 포함하면 한인 학생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난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약 6천800명이다. 이는 전체 학생의 약 2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