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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는 선천적인 것”… 임신중 산모 건강의 영향 “연구중”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4-25 08:51:48

자폐는 선천적인 것, 임신중 산모 건강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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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 말하는 자폐증에 대한 모든 것

매우 다양한 원인 따른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백신은 자폐증 유발과 관계 없다”증명돼

사례 증가… 남아가 여아보다 4배 많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폐증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9월까지 자폐증의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자폐증 진단 사례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검사 기법의 발전과 인식의 확산 덕분이다. 하지만 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는 일은 쉽지 않다. 자폐증은 복잡한 상태이며,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의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낸 자폐증에 대한 내용이다.

 

■자폐증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듀크대학교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 교수이자 듀크 자폐 및 뇌발달 센터의 설립자인 제럴딘 도슨 교수는 “자폐증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다”며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을 가진 다양한 상태들의 집합”이라고 설명했다. 자폐증은 공식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라고 하며, 신경 발달 상태의 하나로,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인 행동이 특징이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눈 맞춤 유지, 타인의 의도 파악, 사회적 규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 데 어려움 ▲손을 펄럭이거나 몸을 앞뒤로 흔드는 등의 반복적인 움직임 ▲지나치게 제한적이거나 특정한 관심사에 몰두 ▲촉각, 소리, 시각 등에 대한 감각 과민.

자폐증 진단은 다양한 어려움 및 강점을 포함하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자폐 커뮤니티에서는 “자폐인을 한 명 만나보았다면, 자폐인을 한 명 만나본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편으로는 약 30%의 자폐인이 지적장애를 동반하며, 언어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고 평생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반면에 다른 쪽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 못하는 강점과 독특한 재능,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신경다양성의 중요성이 있다고 도슨 교수는 설명했다. 특정 관심사에 대한 강한 몰입이 수학, 컴퓨터, 음악, 예술 분야의 능력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연구에 따르면 자폐인들에게 이런 특별한 능력이 더 자주 나타난다.

 

■자폐증은 왜 생기는가

자폐증이 여러 상태들의 집합이라는 점에서, 단일 원인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변화가 공통적인 요인이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이러한 뇌 변화는 출생 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영상 연구에 따르면, 자폐 진단을 받게 될 아이들은 생후 6개월 무렵부터 뇌 구조와 신경회로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대뇌 피질이 자폐 진단을 받지 않은 형제자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생후 3~6개월에도 이미 뇌 기능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결과가 있다.

30년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자폐는 선천적인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UC 데이비스의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과학 저널 ‘자폐 연구(Autism Research)’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데이빗 아마랄 교수는 유전적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구에 따르면 자폐증은 80~90%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 역시 태아기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중 만성 염증, 예를 들면 심각한 감염, 비만, 당뇨병 같은 건강 문제는 태아의 뇌 발달과 자폐증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인 ‘모체 면역 활성화 가설’의 핵심 주제다.

연구자들은 농약, 대기 오염, 수질 오염과 자폐증 위험 간의 관련성도 살펴봤는데, 이러한 환경 요인들은 자폐증 위험을 소폭 증가시키긴 하지만,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는 상관관계 수준이라고 보스턴 아동병원 및 하버드 의과대학 소아과/신경과학 교수 찰스 넬슨은 말했다.

그리고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차례 연구로 입증되었다. 특히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이 자주 지목되지만, 아마랄 교수는 이 백신이 생후 12~15개월에 접종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이미 자폐와 관련된 뇌 변화가 관찰된 이후의 시점이다. “유전자가 유전자끼리, 그리고 여러 환경 요인과 서로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고 넬슨 교수는 덧붙였다.

 

■자폐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의사들은 아동이나 성인의 행동을 기반으로 자폐증을 진단한다. 예일대 아동연구센터의 소아정신과, 소아과, 심리학 명예교수인 프레드 폴크마르는 “아직까지 혈액 검사나 생화학 검사, 생체 지표 검사 같은 진단법은 없지만, 언젠가는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모든 아동이 18개월과 24개월 시점에 자폐증 선별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 발달 검진과 함께 이루어진다. 하지만 미국 내 실제 평균 진단 시기는 약 4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 협진이 필요하다. 소아과 의사들은 수정된 영유아 자폐 선별검사(M-CHAT-R) 같은 표준화된 도구를 활용하고, 자폐 위험이 있는 아이들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정밀 평가를 받도록 한다.

자폐증은 생후 18~24개월경에 신뢰성 있게 진단할 수 있지만, 그보다 이른 시기에도 행동 차이를 관찰할 수 있다. 생후 6~9개월경에는 나중에 자폐 진단을 받게 되는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얼굴을 덜 쳐다보고, 눈맞춤이 적으며, 사회적 상호작용과 옹알이도 줄어든다고 도슨 교수는 설명했다. 생후 12개월에는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거나, 18개월경에는 언어 발달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

 

■자폐증의 위험 요인은

다양한 요인이 자폐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형제나 자매가 자폐증인 경우, 다음 아이가 자폐증일 확률이 약 20%로 높아진다. 부모의 연령이 많을수록 위험이 올라가며, 특히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 때 영향이 더 크다. 도슨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에 작은 유전적 결손이 쌓이는데, 이 돌연변이가 자폐증 관련 유전자에 영향을 주면 자폐증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조산, 특히 매우 이른 시기의 출산이거나, 출생 체중이 매우 낮은 경우 위험이 커진다. 도슨 교수는 “임신 32주 이전에 태어난 아이는 자폐 진단 가능성이 4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출산 중 저산소증(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 같은 출생 합병증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자폐증이 증가하고 있나

2022년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자폐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아동 100명 중 1명꼴로 자폐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가 여아보다 약 4배 더 자주 진단받는다. 또한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자료 기준 미국 내 자폐증 유병률은 아동 31명 중 1명꼴로, 이는 2000년 당시 150명 중 1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폐증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연구자들은 진단 기준의 확대, 선별검사의 보편화, 인식 향상 등이 일부 증가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넬슨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소아과 진료 시 자폐 선별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례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폐증의 진단 기준도 경미하고 미묘한 증상까지 포함하도록 확대됐다. 덴마크에서 1980~1991년에 태어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2015년 대규모 연구에서는, 자폐증 유병률 증가의 60%가 진단 기준의 확대와 보고 방식의 변화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자폐증 진단을 받으면 이용할 수 있는 의료 및 학교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킹 교수는 “놓치지 않으려는 동기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최근 CDC 보고서에서 캘리포니아의 자폐증 유병률이 텍사스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캘리포니아가 자폐 인식 캠페인과 주 차원의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자폐증 유병률의 실제 증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령 부모의 증가, 조산아 생존률 증가, 자가면역질환 유병률 증가 등이 모두 자폐증 위험 요인에 해당한다.

 

■자폐증 치료법과 관리 방법은

개별 맞춤형 행동치료, 특히 조기 개입이 사회성, 기능 향상과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 활용되는 응용행동분석(ABA) 치료는 바람직한 행동을 보상하고, 원치 않는 행동은 줄이는 방식으로 사회적 행동을 교정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도슨 교수가 개발에 참여한 Early Start Denver Model은 놀이 기반 치료로, 아이가 타인에게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눈맞춤, 몸짓, 언어 같은 기술을 익히게 돕는다.

자폐증만을 치료하는 약물은 아직 없다. 다만, 폭발적인 분노나 감정 조절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는 항정신병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고,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불안, 간질 같은 동반 질환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By Richard Sima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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