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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깎아내리는 부모, 돈 안 갚는 오빠… 절연해야 할까요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4-04 11:56:29

자존감 깎아내리는 부모, 돈 안 갚는 오빠,마음이 보내는 내면의 신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마음이 보내는 내면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자기 주장과 경계를 설정하는 연습 해보기

 

사무직으로 일하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나와 혈연인가 싶을 정도로 가족이 모두 이상합니다. 부모님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 오빠와의 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돼 구성원 누구와도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연을 끊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럴 때 한순간만이라도 버틸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엔 오빠와 얽힌 돈 문제로 염세적 생각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270만 원을 빌려 간 오빠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상환 계획을 물으니 옥상에서 바닥을 향해 찍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뛰어내리겠다는 협박성 메시지였습니다. 그래도 재차 독촉하니 그중 일부를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내 왔는데 현금으로 돌려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품권이었습니다. 이 일 이후로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해 봤자 누군가는 대충 일하고 내게 떠넘긴 뒤 이득만 취하려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습니다.

부모님은 60대 중반입니다. 어려서는 주변에 비교 대상이 없어 몰랐다가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버지의 소통 방식이 거칠고 강압적임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매월 생활비를 냈는데도 아버지는 매사에 화가 많았습니다. 일찍 출근한 어머니를 대신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 밥을 아침마다 새로 안 한다고 화를 냈습니다. 몇 년 전 이직과 함께 회사 근처로 독립하면서 집을 계약하고 아버지에게 알렸습니다. 아버지는 이삿짐을 싸던 8시간 내내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독립한 후에는 상황이 나아지면 본가로 다시 돌아오라며 애틋하게 대해 줘 의아했습니다. "너만 없으면 우리가 더 좋은 것을 먹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독립해 나온 후 정신과 상담을 꾸준히 받았는데, 우연히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반응이 정신과 약을 먹으면 살찌는 부작용이 있다는 말의 반복이었습니다. 저는 한때 과체중이었는데 아버지가 과거 강제로 체중계로 끌고 가 몸무게를 재게 한 일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겉보기에 날씬하고 예쁜 딸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어도 살집이 있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올해는 지난 날보다 평온하길 바랍니다. 그동안 눈치 보고 신경 쓰느라 내팽개쳤던 날 위해 학문적 자기 개발도 다이어트도 다시 하고 싶은 꿈과 바람이 있습니다. 좋은 식사와 휴식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데, 어떻게 관리해야 좋은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미연(가명·36세·사무직)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가족이란 서로 존중하며 건강하게 소통하고, 구성원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게 기본이지만 그렇지못한 역기능적 가족도 존재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삶보다 가족 체제 유지가 목적인 역기능적 가족은 특정 구성원을 희생양 삼아 책임을 도맡게 하고 거부하면 죄책감을 유발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가족 안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꼈을 미연씨의 사연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연을 보내는 계기가 된 오빠와의 일화는 돈 문제라기보다 미연씨를 존중하지 않는 오빠의 태도 때문이겠죠. 오빠의 협박하는 듯한 태도가 오랫동안 가족에게 존중받지 못한 미연씨의 서운한 마음을 자극했을 겁니다.

지금과 같은 가족 체제에서 보낸 미연씨의 힘든 시간이 어려서부터 오래 이어져 온 듯 보입니다. 감정을 존중받지 못한 시간이 오래 지속돼 감정 표현에 서툰 모습도 보여요. 미연씨의 서운한 감정보다 부모님이 미연씨를 어떻게 보는지에 초점을 맞춰 상황을 설명하고 있더군요. 좋은 식사와 휴식, 평온한 시간을 강조해 놓은 것을 보면 스트레스에도 많이 취약해져 있는 듯합니다. 

또한 독립적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의존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독립적으로 살고 싶지만 존중받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보니 불평하면서도 가족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있습니다. 가족과 연을 끊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주고 오빠에게 돈을 빌려주는 등 많은 역할을 미연씨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이죠. 

학문적 자기 개발과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이 역시 부모님 뜻을 따르려는 맥락으로 보입니다. 부모님에 대해 '날씬하고 예쁜 딸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어도 살집이 있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인가'라고 묘사하면서도 바라는 것으로 다이어트를 꼽은 것을 보면서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연씨는 우선 자신의 감정을 인식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바라보는 내가 아닌 내가 바라보는 나를 정확히 세워야 삶의 뚜렷한 동기가 생깁니다. 지금 미연씨는 가족 구조 안에서 부모님이 날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야 욕을 안 먹게 될지에 집중하고 있어 자신의 욕구에 대한 인식은 안 되고 있습니다. 

감정 표현 대신 각 상황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하고 있어요. 그간 가족에게 넘지 말아야 할 경계에 대해 설명하는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 감정 조절 문제로 실패한 경험이 많을 겁니다. 억울한 마음이 크다 보니 차분하고 진지하게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 감정적으로 대응했을 겁니다.

미연씨가 지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들면 금세 지치게 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공평하다고 일깨워 줘야 합니다. 

부모님의 다이어트 종용에 대해서도 “나는 내 몸이 편하고 건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스스로 사랑하게 응원해 달라"고 미연씨의 관점에서 표현해야 합니다. 이런 경계 설정은 감정 인식과 자기 정체성 확립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학문적 자기 개발과 다이어트가 정말 미연씨의 바람과 꿈인지 의심해 보고, 평온한 삶을 원하는 것은 어떤 마음인지 천천히 들여다보세요. ‘가족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방식이 아닌 ‘소외감이 든다' ‘원망스럽고 부담스럽다'와 같이 스스로에게 감정 표현을 해 보세요.

이런 역기능적 가족 문제는 ‘K장녀'들에게서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납니다. 부모님이 남자 형제를 편애하면서 딸에게 책임을 지우거나, 독립한 딸에게 의존하면서 다시 본가로 돌아오길 바라는 경우는 꽤 많습니다. 또 막상 본가로 돌아오면 죄책감을 심어 주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발언을 하면서 희생하고 헌신하도록 가스라이팅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이런 경우에 경계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경계를 설정해야지, 조금 하다 말면 다시 편한 대로 끌고 가려고 할 겁니다. 금방 바뀌지 않겠지만 끝까지 시도해야 합니다. 가족들을 위해서도 각자 독립적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죄책감은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좋은 식사와 휴식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사실 당연합니다. 미연씨의 스트레스는 좋은 식사와 휴식이 부족해 쌓인 게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나만 이용당하는 듯한 원망이 쌓여 생긴 스트레스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표현을 안 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해묵은 감정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존중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단하게 돼 자기 주장을 피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표현해 다시 존중받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좌절감이 더 커져 거듭 주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런 게 쌓이니 독립할 때 집을 계약하고 아버지에게 나중에 통보한 사례처럼 혼자 알아서 저지르고 이야기했다가 또다시 갈등이 생기는 악순환이 이어졌을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쌓인 좌절감과 억울함을 먼저 살펴보고 미연씨의 감정을 충분히 추스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게 돼야 경계 설정도 할 수 있습니다. 가족 문제로 생긴 스트레스가 없는 게 미연씨의 유일한 삶의 낙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도 사연을 통해 본 미연씨의 삶은 가족 안에서의 모습으로만 제한돼 있는 것으로 보여요. 미연씨 스스로 그보다 훨씬 더 폭넓게 원하는 삶이 있을 겁니다. 

미연씨는 변화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연씨 마음이 보내는 신호로, 내면의 신호에 귀 기울이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전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순간만이라도 버틸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알고 싶다는 것은 아마 간단하게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 겁니다. 하지만 미연씨가 처한 상황은 참고 조절할 게 아니라 이 가족 구조 내의 문제를 해결해야 바뀔 수 있습니다. 

책임감과 죄책감에 길들여져 있어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내가 너무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겠지만 자기 주장과 경계를 설정하는 연습을 계속해 보세요. 계속 변화에 도전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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