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로 입국 범행
“신원 도용됐다” 협박
“금 사서 보내라” 속여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한인 2명이 연방 요원을 사칭해 90만여 달러를 가로챈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연방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그의 자산이 도난당했다고 속였고, 금을 구입한 뒤 그 대금을 송금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리노이주 이스트 세인트루이스 연방 대배심은 지난 18일 한인 박모씨와 유모씨를 전신사기 및 전신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6개월 동안 피해자를 협박하고 속이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내다 지난 2월 말 체포됐다.
연방 비밀경호국(USSS) 요원이 작성한 수사진술서에 따르면 이들 공범 중 한 명은 자신을 연방 요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신원이 도용됐으며 마약 거래 및 자금 세탁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이 동결될 것이라며 이를 보호할 방법을 조언한다고 속였다. 당국은 사기범들이 몇 개월에 걸쳐 피해자로 하여금 송금을 하게 하고, 수십만 달러 상당의 금괴를 구입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후 가짜 요원을 보내 피해자로부터 금괴를 직접 건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당국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일리노이주의 한 금 거래상에서 53만 달러어치 이상의 금을 구입해 사기범들에게 넘겼다. 기소장에 따르면 피해자는 자신의 은퇴 계좌 상당 부분을 처분해 이 돈을 마련했으며, 결국 금괴를 포함해 총 90만 달러 이상을 사기범들에게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올해 1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비밀경호국 지부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고, 당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한 달 후인 지난 2월 박씨와 유씨는 인도 국적의 공범과 함께 체포됐다. 현재 이들의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박씨와 유씨는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