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헷갈리는 우울증 진단, AI가 10초 만에 답해준다

한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2-28 17:17:21

우울증 진단, AI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의욕 떨어지고 식욕 저하… 일시적 우울감 구분 어려워

환자 면담기록 분석해 결과 알려주는 AI 의료기기 탄생

 

“전부 다 힘들어요. 전부 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계속되고 기운도 하나도 없고, 잠도 계속 못 자고요. 제가 나을 수 있을까요?"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으로 일하는 서제경(30대·가명) 씨는 몇달 전 여객기가 새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로 긴급 회항하는 일을 겪었다. 항공기 이착륙 또는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건 비교적 흔한 일이지만 엔진 쪽에서 불꽃이 터져 나오고 기체에 이상진동이 감지돼 이륙 30여 분 만에 회항이 결정된 것은 처음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서 씨는 그날 이후 원인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던 순간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울음을 터트리면서 혼란이 빚어지던 모습이 머릿속에 맴돌아 잠을 설치는 날도 늘었다.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서씨는 비행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고서야 병원을 찾았다. 

한 방송에서 ‘사고 트라우마로 인해 공황장애나 비행 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을 듣자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서씨의 예상과 달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긴 면담 끝에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심한 우울감… 일상생활에도 지장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즐거워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슬퍼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되더라도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고, 대개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없어진다.

우울증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이러한 우울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변 사람에게 자신이 폐만 끼친다고 느끼고 스스로 무가치한 존재라고 여겨 과도한 자기 비난에 시달린다. 심하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반대로 유독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당겨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는 경우도 있다. 불면증이 생기거나 반대로 잠이 과도하게 많아지기도 한다. 깊은 수면의 비율은 줄어 자고 일어나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들이 하루 중 대부분, 최소 2주 이상 지속되고 직장·학교·대인관계에 상당한 지장을 줄 때 병적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와 단순한 우울감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척도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우울감 때문에 평소 무난하게 해오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조절하기 힘든 자살충동이 든다면 치료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 100만명 시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우울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00만7,079명에 달한다. 2018년 75만3,011명에서 매년 늘어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91만 명대로 올라섰고 이듬해 100만 명 문턱을 넘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9만4,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16만4,942명), 60대(14만9,365명), 40대(14만6,842명) 순이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울증이 급증하자 정부는 20∼34세 청년층의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우울증 뿐 아니라 조현병·조울증도 검사하기로 했다. 우울증을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살 시도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활용하면 진단·평가 효율 ‘쑥’

문제는 우울증이 개인 성향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질환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냥 피곤해서", “원래 좀 예민한 성격이라서"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거나, 심리적 저항 때문에 구체적인 증상을 숨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우울증 진단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12월 우울증 진단을 보조하는 AI 의료기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첫 허가를 받았다. 

AI 전문기업 아크릴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닥터앤서2.0'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ACRYL-D01'이 주인공이다. 이 기기는 환자의 실제 면담 기록을 AI로 분석해 우울증 확률을 수치화해 진단을 돕는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특파원시선] 외식비 줄이는 미국… ‘30% 요구’ 팁 공포도 한몫?
[특파원시선] 외식비 줄이는 미국… ‘30% 요구’ 팁 공포도 한몫?

주문 금액의 18∼30% 더 내게 하는 팁 문화…고물가 속 소비자 부담 가중 올해 관세 등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연일

19개주, 트럼프 전문직 비자 '10만불 수수료'에 소송
19개주, 트럼프 전문직 비자 '10만불 수수료'에 소송

"트럼프, 부과 권한 없어…필수비용만 징수하게 한 연방법 위반"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포고문에 서명한 트럼프[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뉴욕 백화점서 아기 기저귀 갈던 엄마, 정신질환자에 흉기피습

범행 40대 여성 체포…피해자는 LA에서 온 여행객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화장실에서 아기 기저귀를 갈던 30대 여성이 정신질환을 앓는 40대 여성에게 흉기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시드니 유명 해변서 총기난사로 11명 사망…용의자 1명 사살
시드니 유명 해변서 총기난사로 11명 사망…용의자 1명 사살

29명 부상·또다른 용의자 1명 중태…현지 매체 "유대인 행사 표적 공격 추정"이스라엘 대통령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이 유대인들에게 잔혹한 공격" 호주 시드니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

인도 투어 나선 축구스타 메시…경기장 조기 퇴장에 팬들 난동
인도 투어 나선 축구스타 메시…경기장 조기 퇴장에 팬들 난동

고가 입장권·정치인 독점 논란…화난 팬들 경기장 파손하며 분노 표출  13일 인도 콜카타 솔트레이크 경기장에서 리오넬 메시를 기다리던 인도 팬들이 메시가 인도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

조미김, 미국 수출관세 ‘면제’됐다…K-김 최대시장서 날개
조미김, 미국 수출관세 ‘면제’됐다…K-김 최대시장서 날개

올해 대미 김 수출 2억3천만달러… “관세 15%→0%, 수출에 도움”올해 전 세계 김 수출액, 처음 11억달러 돌파 기대  [연합뉴스]  한국 김의 최대 해외 수요처인 미국이 우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서 총격…최소 2명 사망, 8명 중상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서 총격…최소 2명 사망, 8명 중상

용의자 아직 못 잡아… “검은 옷 입은 남성” 2025년 12월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브라운 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 근처에 경찰 차량이 서

“경제 불황?”…경제 상황도 계층간 격차 심화
“경제 불황?”…경제 상황도 계층간 격차 심화

공화당 지지층, 집권당 지지층주식 보유자, 증시 역대급 상승고소득 가구, 생필품 지출 적어35세 미만, 전통적으로 낙관적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지수는 최근 4개월 연속 하락해 역대

QNED, QD-OLED?… 연말 TV 구매 전 용어부터 이해
QNED, QD-OLED?… 연말 TV 구매 전 용어부터 이해

과거 가격 변동 확인해야구매 전 설치 장소부터거실용 TV 최소 4K해상도일반 가정 55~65인치 적정연말연시는 새 TV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알쏭달쏭한 TV

노화의 신호, 흰머리는 왜 생기나… 막을 방법은?
노화의 신호, 흰머리는 왜 생기나… 막을 방법은?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 고갈이 핵심유전·영양결핍·스트레스·흡연 등 요인줄기세포 재배치·멜라닌 재활성 가능성전문가들“근본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