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388% 증가
한국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의 원인이 기내 수하물 속 보조 배터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항공편에서도 평균 주 2회가량 리튬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다는 연방항공청(FAA)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CBS방송은 지난달 18일 FAA의 자료를 인용해 2015년 이후 미국 항공편에서 발생한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가 388% 증가했으며,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가량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AA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2006년부터 발생한 리튬 배터리 관련 항공편 사고는 총 587건으로, 지난해에만 78건이 발생했다. 이 중 230건은 충전식 배터리에서 발생했고, 124건은 전자담배와 관련됐다. 휴대폰과 연관된 화재 사고는 84건에 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덴버 국제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 여객기 내 휴대폰에서 화재가 발생, 승객 100여 명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CBS는 “FAA는 항공사에 비행 전 안내 방송에 안전 정보를 포함하도록 요구하지만, 대체적으로 배터리 화재와 관련된 위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안전 인증기관인 UL이 지난해 9월 미국 내 승무원 8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7%가 비행기 내 리튬 배터리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3분의 1 이상이 항공사가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CBS는 “태블릿 PC, 노트북, 휴대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연성 가스로 인해 화재 및 폭발의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 승객은 리튬 배터리가 내장된 전자기기를 위탁 수하물로 보낼 수 없다”고 전했다. 해당 설문에서는 승객 4명 중 1명이 위탁 수하물에 리튬 배터리를 넣은 적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매체는 “승객들이 비행 중 전자기기가 따뜻해지거나 변색되면 즉시 승무원에게 알려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