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 "모계 유전…남성의 높은 자폐 유병률 단서"
뇌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X 염색체상 'DDX53' 유전자 등의 변이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어린이병원(SickKids) 스티븐 셰어 박사와 이탈리아 지아니나 가슬리니 연구소 연구팀은 20일 미국 인간 유전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서 8가족 10명의 ASD 환자를 검사, 이들이 모계로 유전된 DDX53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모계로 유전되는 X 염색체 유전자가 ASD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ASD가 남성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에 대한 유전적 단서를 제공한다며 이 연구가 ASD의 생물학적 메커니즘 이해와 진단 정확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의사소통, 사회적 이해 및 행동과 관련된 문제를 초래하는 일련의 신경 발달 질환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X 염색체에 있는 DDX53 유전자는 지금까지 뇌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의 연관성이 밝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캐나다와 이탈리아, 미국의 임상·연구 기관의 대규모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 DDX53 유전자 변이를 가진 ASD 환자 26명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셰어 박사는 "DDX53 유전자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 질환의 복잡성과 포괄적인 유전자 분석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특히 DDX53이 남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ASD의 생물학적 메커니즘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DDX53 유전자가 있는 X 염색체의 같은 위치에서 또 다른 유전자(PTCHD1-AS)가 ASD에 관여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거의 필요 없는 수준의 ASD를 앓고 있는 한 소년과 그의 어머니가 DDX53 유전자와 PTCHD1-AS의 일부와 관련된 특정 유전자 결손을 가지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지아니나 가슬리니 연구소 마르셀로 스칼리 박사는 "DDX53 유전자는 이전에는 어떤 신경정신과 질환과도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DDX53 유전자와 자폐의 직접적 연관성을 보여주는 이 연구가 향후 임상 유전자 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Stephen Scherer et al., 'Genetic variants in DDX53 contribute to Autism Spectrum Disorder associated with the Xp22.11 locus', http://dx.doi.org/10.1016/j.ajhg.2024.11.003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