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교회 트렌드 2025’ (상)
유튜브 활용한 미디어 통해
목회자 감소 대안으로 떠올라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 강조
한국 기독교계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탈종교화에 따른 무교인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유튜브를 필두로 하는 미디어 사역이 어느덧 대세 목회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교인은 물론 목회자 중에서도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신학교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지용근 대표가 신학 교수, 언론인, 목회자, 종교 및 사회학자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TFT와 함께 한국 교회 트렌드를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서적 ‘한국 교회 트렌드 2025’를 최근 발간했다. 신간이 정의한 한국 교계 키워드를 (상), (하) 2회에 걸친 시리즈로 정리한다.
▲ ‘유반젤리즘’(You-Vangelism)
유튜브에서 잠시라도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교인도 마찬가지로 유튜브 쇼츠 때문에 영성 생활에 영향을 받는다는 간증이 나올 정도다. 유튜브 사용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었고 교인에게도 익숙한 콘텐츠 전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로 찬양과 설교를 듣는 교인이 낯설지 않은 시대로, 유튜브와 복음 전도를 뜻하는 에반젤리즘을 합성한 유반젤리즘이란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19세 이상 한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최근 10년간(2012년~2023년) 유튜브 등의 미디어를 통해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았다는 교인은 1%에서 19%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출석 교회 예배나 설교를 통해 신앙이 성장했다는 교인은 64%에서 28%로 급감했다. 유튜브를 신앙생활 수단으로 활용하는 교인 중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설교를 듣는 교인이 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찬양(53%), 성경 공부 및 세미나(23%), 성경 읽기(23%) 등에 유튜브를 사용하는 교인이 많았다.
▲ ‘멘탈 케어 커뮤니티’(Mental Care Community): 정신 건강
치열한 경쟁과 불안한 미래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한국인이 많다. 교인도 정신건강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조사에서 교인 상당수가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건강한 신앙생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2주(지난해 1월 조사일 기준)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교인 10명 중 6명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꼈다는 교인이 각각 23%와 22%로 가장 많았고 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성)으로 고통스러웠다는 교인은 11%, 자살 충동을 느낀 교인은 7%였다. 교인의 정신건강 문제에 도움을 제공해야 할 담임 목사도 정신건강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담임 목사 역시 교인도 낮은 비율이지만 우울(20%), 불안(17%), 중독(5%), 자살 충동(2%) 등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포텐셜 레이어티’(Potential Laity): 평신도 사역
한국 교계에서 신학교 지원자 감소와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성과 전문성을 지닌 평신도를 활용한 사역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추세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평신도가 이끄는 가정예배, 온라인 예배, 소그룹 사역이 실효를 거두면서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담임 목사에게 현재 교회에서 평신도가 담당하는 사역을 물었는데 심방이 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새 가족 교육(44%), 신앙(영적) 지도(43%), 교육 부서 설교(32%) 등도 평신도가 담당하는 사역으로 거론됐고 성인 예배 설교와 성경 강의를 평신도에게 맡기는 교회도 각각 18%와 16%였다. 평신도 사역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대부분의 평신도 사역이 별문제 없다는 목회자는 약 60%였고 담임 목사 79%는 평신도가 교역자 역할을 대체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 ‘패밀리 크리스천’(Family Christian): 가족 종교화
한국 기독교 사회의 특징인 가족 종교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가족 종교화는 부모 등 윗세대의 영향으로 신앙을 받아들이는 현상이다. 이른바 모태 신앙으로 불리는 가족 종교화는 신앙이 자녀 세대에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어려서부터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의지로 신앙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이른바 ‘못해 신앙’으로 변질되기도 쉽다. 또 신앙이 가족 외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지 못하고 가족 간 계승으로 그치는 경우도 흔해 가족만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한국교회탐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취학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60세 미만 기독교인 중 약 79%가 기독교인 아버지, 약 94%가 기독교인 어머니를 두고 있었다. 또 이들 자녀의 약 90% 역시 기독교인으로 기독교 신앙이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등학교 이전 교회에 출석한 교인 중 부모님이 기독교인 사람에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신앙생활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0%가 자연스럽게 신앙이 형성된 점을 들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타율적, 습관적인 신앙생활을 든 응답자가 약 61%였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