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혈관 막히게 해
뇌졸중·심근경색 주원인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뇌졸중을 겪고도 흡연자 3명 중 2명은 담배를 계속 피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연을 실천하기만 해도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박명수·천대영·한성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0~2016년 사이에 허혈성 뇌졸중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40세 이상 허혈성 뇌졸중 환자 19만 9051명 중 진단을 받기 전 흡연자는 전체의 18%인 3만 5054명이었다. 그 중 2만2549명(64.3%)은 뇌졸중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했다.
흡연은 혈관을 막히게 만들어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게 심근경색 예방 차원에서 항혈전제, 항고혈압제, 지질강하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명 중 2명은 담배를 끊지 못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3,914명(2%)은 뇌졸중을 진단받은 후 흡연을 새롭게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40세가 넘어 허혈성 뇌졸중으로 진단된 19만9,051명 중 5734명(3%)은 심근경색을 겪었다. 연구팀이 연령과 신체활동, 기저질환, 음주·흡연력 등의 변수를 조정한 다음 심근경색 위험을 분석한 결과 흡연은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흡연자와 지속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교해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가 약 1.5배 높았다. 반면 과거에만 흡연을 했거나 뇌졸중 후 담배를 끊은 경우 심근경색 위험도가 각각 0.85와 1.07로 집계됐다. 흡연력이 있더라도 담배를 끊으면 비흡연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임상의사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20일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혈액 공급의 문제로 발생하는 허혈성 질환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금연 같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경험자들이 우울증을 겪으며 흡연을 중단하지 못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울증 증상이 있는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