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칩 1위 기업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스타트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 유망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AI 반도체 선두 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분석해 엔비디아가 지난해 약 30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투자 활동이 3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는 1월 말 약 15억5,000만 달러(약 2조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다. 3억 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차익을 한 투자는 아니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현재 AI 칩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한 엔비디아가 자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초기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 더 우세하다. 실제 엔비디아가 지난해 투자 기업 중 상당수는 AI 인프라 등 관련 기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엔비디아 투자는 회사 수장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생각하는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의 모든 투자 계약을 승인하는 젠슨 황은 기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며 조기 투자를 하지 않으면 산업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언급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엔비디아 투자는 재정적 후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앞서 엔비디아가 미 증권당국에 사운드하운드 AI, 리커전, 나노엑스이미징, 투심플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자 이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사운드하운드는 회사의 기술력과 브랜드가 엔비디아의 투자를 통해 입증됐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환호하며 투자 사실 공개 후 하루 만에 주가가 67%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가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전략이나 산업 동향 등에 대해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