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행복한 아침] 겨울 나무 스케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2-16 09:05:50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기상 이변으로 불규칙하고 불안한 날씨가 참 많은 가르침을 주는 요즘이다. 뉴스마다 심한 피해상황들이 쏟아지는데 다행히 집 근처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 같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국지적으로 곳곳에 비가 내리고, 가뭄에 시달리기도 하고, 지진이 발생하고 걱정은 끝나지 않지만 심한 시기가 일단 지나갔다는 소식에 가끔씩은 다행이다 여기게도 된다.

영하를 향해 질주하다가 이따금 청명한 하늘이 열리는 틈을 타서 산책길에 나서 보기도 했다. 지난 밤 매섭고 거센 바람이 지나갔나 보다. 여기저기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주섬주섬 치우게도 되지만, 물과 바람의 힘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청명 해진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운 푸른 색 임을 다시금 보게도 되고, 졸졸 대며 흐르는 개울물이 햇살에 반사되는 예쁜 반짝거림이 어찌나 예쁘고 감사한지. 벽돌 사이로 비집고 올라온 잡초가 신기하게 별 모양으로 초록을 보이는 것도 보게 되고 시시콜콜 작은 것들에서 큰 평안이 찾아옴에 나른한 감사를 느끼게 되는 겨울 숲이다. 계절 상징처럼 빈 가지인 채로 매서운 겨울 바람을 받아들이고 있는 겨울 나무의 의연함에 곰비임비 자꾸만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간다.

겨울 나무를 정시하다 보면 앞 뒤 아래 위로 질서 정연한 듯 하면서도 자유롭게 뻗은 나뭇가지들의 어울림이 잘 매치된 앙상블 안배로 보인다. 다 비워낸 빈 가지의 매무새라서 더욱 돋보이나 보다. 어느 나무라 할 것 없이 기막힌 균형과 조화로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룸의 규율을 지켜내고 있다. 한 쪽으로만 가지가 뻗어나온 것 같이 보이지만 반대쪽을 찬찬히 둘러보면 고르게 균형 잡힌 의연한 자태를 지켜내고 있다. 겨울 나무는 잠잠한 정적을 묵묵부답 묵비로 고요를 점철하고 있다. 정적이 흐르고 그 정적 속엔 인고의 묵언을 드러내 보이는 듯 하다. 내면으로부터 내비쳐진 고즈넉한 침묵이 장엄과 정숙을 품고있다. 겨울 나무는 더 이상 초라하지 않으며 오히려 경건한 엄격이 숨쉬고 있다. 위엄이 있는 장중함이 도리어 그윽하고 흔들림 없는 적막과 적요를 불러들여 더 없이 평화롭다. 다 비워 낸 초연이 성현의 모습이다. 잎이 무성했던 화려함의 극치를 누렸던 모습보다 다 비워낸 비움의 성스러움이 견줄 수 없는 각별하고 색다른 아름다움을 갖추게 해 주었나 보다.

바람 잘 날 없이 성가시게 빈 가지들을 번거롭게 괴롭히는데도 겨울 나무는 사려깊은 묵묵부답 명상에 잠겨 스스로를 가다듬는 수련 경지를 자초하는 신비주의를 택한 것 같다. 숲을 사뭇 흔들어대는 바람은 흘러간 세월을 견인해내려 하는데 세상은 같은 생각을 소유하지 않으면 모두 적으로 삼으며 돌아서 버리는 이원론 세상으로 몰아가고, 자아 팽창주의라는 극단적인 자아 사랑에 도취되어 자신의 유익을 먼저 추구하려 하는 시대로 급 물살을 타고, 외형 지상주의로 내보이기 위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 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팩트 제일주의 일색에 물들어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시대를 온통 장악하고 있는 이 거대한 사상이 공공의 적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도 겨울 나무는 수용하고 걸러내며 숲은 더이상 텅 빈 숲이 아니라며 나무들의 영일을 즐기고 있다. 겨울 나무의 의연함을 닮아 조금은 모남이 닳아져 모난 끝이 이웃을 찌르지 않도록 나목의 비움을 받아들이며 드넓은 둘레로 삶의 지경을 만들어 가라는 훈수를 받는 기분이 된다.

겨울 나무는 말없는 가르침의 교유를 손수 보여주고 있다. 빈 가지들이 마냥 침묵에 잠겨있는 것 같지만 다가올 계절로 하여 생동하는 생명력 잉태로 충만하다. 쉽게 드러내 보이진 않지만 숲의 존재 이후로 줄곧 은은한 추세만으로도 인류에게 희망과 살 맛의 기백을 덧입혀 주고 있었다. 생명력으로 한껏 담뿍하니 채워져 있고 벅찰 만큼 환희로 가득하다. 빈 가지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들을 완결 시점으로 받아들이며 순환 과정의 아픔 들에 머물지 않으며 오히려 희망의 디딤돌로 삼아온 것이었다. 화려했던 초록이 삶을 기억해가며 나락의 길로 가랑잎으로 낙엽 짐 앞에 담대할 수 있는 용기로 흐트러지지 않는 자태로 절망을 그리움으로 다시금 순환할 것이라는 기억을 붙들고, 두 손을 하늘로 뻗고 견디어 내고 있었던 것을. 산을 지켜내며 들판을 보듬는 겨울 나무의 무궁한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간다면 세상은 한결 평화스럽고 행복할 것이거늘.

나목 가지를 의지해 지어놓은 둥지가 어찌 위태로워 보인다. 잔가지들을 물어와 오밀조밀 지어놓은 보금자리가 얼마를 버텨내고 배겨낼까. 모진 바람 결에 밀려날 것 같은 둥지가 스산하고 궁색하지만 포근한 햇살이 내려앉은 정겨움이 애틋하고 다정스럽다. 가장 안전한 지점에 나무 중심점에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공교한 형평 택함이 비할 데 없이 절묘하다. 겨울 나무 비움이 겨울 산의 비움에서 시작된 것으로 비움의 여백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어 호롱불 하나 오붓하게 밝혀주고 싶음이여. ‘아낌 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 중에서 마지막 대사가 내 생애 마지막을 떠올리게 해준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그래도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겨울 나무는 어둡고 악한 세대를 역행하는 것에서 얻어지는 행복을 가르쳐 주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말 귀넷 연례 다문화 축제
주말 귀넷 연례 다문화 축제

2일 정오부터 슈가로프 밀스전 세계 문화 체험할 수 있어 귀넷 카운티가 오는 2일 제12회 연례 다문화 축제 및 카운티 정부 청사 개방 행사(Open House)를 개최한다. 이번

애틀랜타 평통 골프대회로 장학기금 조성
애틀랜타 평통 골프대회로 장학기금 조성

정기총회에서 장학금 수여 예정메달리스트 김한수, 이엔지 수상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애틀랜타협의회(회장 이경철) 주최 장학기금 모금 골프대회가 26일 스와니 베어스베스트 골프클럽에서

20년 무보험 환자 진료 병원 끝내 폐쇄
20년 무보험 환자 진료 병원 끝내 폐쇄

조지아 북부 페잇 케어 클리닉 오랜 기간 동안 무보험 및 저소득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조지아의 한 병원이 영구 폐쇄된다.조지아 북부 페잇 케어 클리닉(Fay

애틀랜타발  항공기 기내서 아기 탄생
애틀랜타발 항공기 기내서 아기 탄생

포틀랜드행 델타 항공편산모∙아기 모두 무사해  애틀랜타발 항공기 기내에서 한 승객이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델타항공에 따르면 이번 일은 24일 밤 애틀랜타발 오리건주 포틀랜드행 델

'아리 아라리요 III'로 한국의 흥 전파
'아리 아라리요 III'로 한국의 흥 전파

미동남부국악협회(회장 홍영옥)가 오는 2026년 5월 16일, 릴번 버크마 고등학교에서 제3회 정기공연 '아리 아라리요 III'를 개최합니다. 이번 공연은 '시나위' 합주와 '쟁강춤', 'K-소리 가야금' 등 조지아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한국 전통 예술의 정수를 선보입니다. 주애틀랜타총영사관과 지역 한인 단체들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K-컬처에 대한 관심을 국악으로 잇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한국의 흥과 멋을 전파하는 국악의 깊은 울림을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깊이 있는 화음의 향연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깊이 있는 화음의 향연

애틀랜타 레이디스 앙상블이 창단 10주년 정기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2026년 4월 26일 스와니 슈가로프 한인교회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10년의 여정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주제로 클래식 성가부터 대중가요까지 다채로운 선율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어린이 합창단과의 특별 무대로 세대 간 화합의 감동을 더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지역사회에 치유와 소망을 전해온 앙상블은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한 문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며, 새로운 도약을 함께할 신입 단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41명…조지아 이민단속 전국 5위
하루 평균 41명…조지아 이민단속 전국 5위

조지아주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이민 단속 체포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2월 하루 평균 체포 인원은 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증했으며, 구금 시설 수용 인원도 22% 늘어난 3,300명에 달한다. 특히 한국 국적자는 전체 추방자의 2%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현대차 메타플랜트 급습 사태의 여파로 분석된다. 지방정부의 287(g) 프로그램 가입 의무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애틀랜타 칼럼] 인내와 노력 이것이 천재의 참뜻

이용희 목사 사람들은 종종 자신에게는 천부적인 재능이 없기 때문에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고 한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의 본질을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또

코리안페스티벌재단 둘루스 사무실 개소
코리안페스티벌재단 둘루스 사무실 개소

25일 오픈 하우스 행사 개최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재단(이사장 대행 강신범)이 둘루스에 새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난 25일 오픈하우스 행사를 가졌다.코페재단은 이번 사무실 마련을

둘루스시 경찰서에 새 한인 경관 합류
둘루스시 경찰서에 새 한인 경관 합류

로그너 박 경찰관 신규 임용 한인이 많이 거주하고 한인 상권이 집중 형성돼 있는 조지아주 둘루스시 경찰서에 한인 경찰관이 신규 임용됐다.둘루스시 경찰처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