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숲의 유랑(流浪)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8-22 16:16:43

칼럼,행복한아침,김정자,숲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산은 7월에 가야 제맛이라 했다. 팬데믹으로 그냥저냥 머뭇대느라 이제사 훌훌 털어내고 차타후치 Oconee National Forests 숲 나들이를 나섰다. 생기 가득한 바람결, 짙푸른 산림과 초원, 맑고 푸른 하늘. 산뜻한 자연이 배설되어 있는 것만으로 최상의 행복을 누리기에 족하다. 혼란과 고통과 불안이 극심한 세상인데도 초록은 예사롭듯 찾아들고,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꽃들도 만발해있다. 수천 마일의 개울과 강. 850마일의 트레일 코스며 수십개 캠핑장, 피크닉 파빌리온이며 국유림 자원이 제공되고 있다. 발품을 팔기만 하면 우람한 폭포에다 아담하고 정겨운 폭포들을 만날 수 있고, 크고 작은 호수에서 낚시, 보트타기,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깊음이 보존된 삼림 속에 잠기다보면 세상과 별리된 유유한 한가로움이 아늑히 밀려든다. 자연경관을 통한 유일하고 이상적인 탈출구 마련이 허용되는 시간이다. 우거진 나무들의 공동체가 천혜로 주어진 질서 원리를 지켜내고 있다. 창조주의 끝없는 베푸심을 입은 수림이라서 인간 헤아림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법칙과 질서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 한데 어쩌면 숲도 때로는 어디로든 훌쩍 한 번쯤은 흘러가고 싶은 유랑(流浪)의 발동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천연림의 즐비를 만끽하며 누리고 구가하면서도 어디로든 훌쩍 한 번쯤은 흘러가고 싶기도 하겠다 싶다. 나무도 꽃들도 바위도 계곡도 변함없이 늘상 제자리를 지켜왔었으니까. 단풍으로 온몸을 뜨겁게 태우고는 낙엽 되어 산기슭을 휘돌며 유랑하는 가랑잎 마음을 알듯도 하다.

창백했던 꽃나무들도 저마다 고유의 꽃색으로 화려한 치장이 난만했었는데 그 화사했던 꽃잎이 낙화를 서두르고 연록의 새옷으로 갈아입으면 꽃잎의 유랑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나비의 유랑을 부러워했던 꽃잎이었기에 어디든 멀다 할까. 바람이 실어주는 대로 한껏 멀리 멀리 유랑길을 떠났을 것이다. 산수유 노란 꽃잎도 낙화 시간을 꼽고 있었을 것 같다. 조팝나무는 튀밥같은 하얀 꽃을 두런두런 피워내면서 닿을 수 있을 그 곳까지의 유랑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나무는 송화가루로, 이름모를 나무들의 꽃가루도 유랑의 몸부림이었나 보다. 짙은 숲내음으로, 피톤치드로 숲의 유랑은 인류를 보살피고 품어주는 일로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개울 곁 느릅나무도 개울의 유랑에 몸을 싣고자 푸른 나뭇잎 하나 개울에 띄운다. 숲의 유랑은 그렇듯 긴 유랑의 길을 나서보는 것이리라. 철없는 유랑길에도 더는 흘러갈 수 없을 개울 끝까지 당도해보고 싶은 바램들을 칭송해주고 싶다.

산 내음에 취한 바람소리 물소리, 잎의 사각거림이 한꺼번에 숲을 감돌듯 유랑(流浪)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 같다. 팬데믹 칩거 중이라 유랑이란 말이 떠오르는 순간 단숨에 마음이 밝아진다. 도심에선 느끼지 못했던 서슬인데 단어 하나로 이러한 평안을 향유할 수 있다니. 삶의 무게로 부르튼 발등 위에도 꽃내음 유랑이 나붓이 내려앉았으면 좋으련만. 만개 했을 적에 품어놓았던 향기로움을 소시민들의 마음 마음에 가득 가득 채워주었으면. 밝음을 더불을 수 있도록 숲의 유랑이 번져나서 고단한 삶이 견인되고 조금이래도 가벼워지기를. 실직과 외로움에 떨고있는 눈물 위에 숲의 유랑이 따뜻하게 내려 앉아 주었으면. 모든 생명들의 평화와 행복 위에도, 코비다19 병상 위에도, 불안한 미래가 불러들인 고독한 마음들에도 살아야하는 또렷한 이유를 붙들 수 있기를 소원드린다.

유랑이라는 말이 주는 포괄적인 편안함이 무리없이 마음챙김을 도와준다. 산천초목에 담겨있는 예술성을 발견해내는 마음 흐름이 유랑의 본질적 바탕이 아닐까. 울창한 수림이 품고 있을 유랑이란 감각의 재생에서 미쳐 몰랐던 만상 본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우칠 수 있음이 태초의 순수를 향한 그리움이리라. 숲은 스스로 그러하듯 억지나 거짓이 없음이라서 인생들의 상처나 편견의 회복까지도 모난데 없는 숲의 언어로 다독여 준다. 싱그러운 풀내음 마저도 위로를 얻기까지 한결같음으로 수습하듯 품어준다. 인간의 무지로 함부로 대함을 당하지만 피톤치드는 여전히 싱그럽게 발산되고 있다. 울창한 숲에 들어서면 언젠나이듯 옷깃을 여밀 만큼 엄숙이 서려있어 몸가짐도 조신스레 삼가해지고 발걸음까지도 숙연해진다. 돌뿌리 나무뿌리를 피하느라 고개를 숙이고 더딘 걸음으로 산길을 더듬듯 걷는 모습이 마치 하늘로부터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자세 같다고 우리집 할배가 말미를 풀어낸다. 이렇듯 고개를 숙인체 자연의 겸손과 정교한 협업과 민감한 균형 유지를 배우며 깨우쳐가며 세상을 살아가자고 깊은 심호흡으로 심혼을 가다듬는다. 유토피아 같은 원시림 속에서 덤부렁듬쑥한 숲의 유랑을 담숙하게 누려보았다. 숲의 청정함을 마음껏 호흡하고 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체 유랑하듯 도심속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국적 주택 구매 최적 시기… 9월 말~10월 초
전국적 주택 구매 최적 시기… 9월 말~10월 초

여름철 빠진 매물 다시 채워져상당수 바이어 빠져 경쟁 한산거래 속도 줄고 가격 할인 폭 커초가을은 여름철 소진된 매물이 다시 늘고, 상당수 바이어가 빠져 경쟁이 줄어 드는 시기다.

지난 2년간 교인 소폭 증가… 새신자는 감소
지난 2년간 교인 소폭 증가… 새신자는 감소

개신교회 54%, 교인 약 4% 증가대형 교회↑ vs.소형 교회 정체주류 개신교 새신자 등록 저조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2023년 이후, 주일예배 출석 교인이 증가세를 보인

“밤마다 발바닥이 ‘화끈화끈’ 잠 못자요”… 노화 신호 아닙니다
“밤마다 발바닥이 ‘화끈화끈’ 잠 못자요”… 노화 신호 아닙니다

‘혈류 이상’ 심하면 괴사단순 통증 넘기지 말아야 걷거나 발에 체중을 싣지 않고 가만히 쉬고 있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어떨까. 특히 밤마다 발이나 발가락이 화끈거리거나 불에 타는

“화상 입었을 땐 소주 부으라던데”… 옛말 믿었다간
“화상 입었을 땐 소주 부으라던데”… 옛말 믿었다간

■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화상, 초기 대응법도 달라야일광 화상 예방 수칙은‘피하기·가리기·바르기’3가지원인 물질 접촉 중단·손상 부위 빠르게

[법률칼럼] 취업비자 10만 달러의 벽… 이제는 회사의 해고 기록까지 본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채용 제안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의 기쁨에 앞서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따져야 한다.지난 9월

현대차 북미법인, 브레이브스와 파트너십 연장
현대차 북미법인, 브레이브스와 파트너십 연장

트루이스트 파크 광고 및 일요 중계 후원소아암 환아 지원 등 지역사회 연계 강화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파트너십을 2029년 시즌까지 연장했다. 2014년 첫

이번 주말 전통의 둘루스 가을축제
이번 주말 전통의 둘루스 가을축제

26~27일 둘루스 다운타운서 메트로 애틀랜타의 대표적 지역 축제인 제 43회 둘루스 가을축제가 주말인 26일과 27일 둘루스 다운타운에서 열린다.올해 축제는 26일 오전 9시부터

40년 역사 유명 미용학교 돌연 폐교…학생들 당혹
40년 역사 유명 미용학교 돌연 폐교…학생들 당혹

조지아 커리어 인스티튜트재정기준 미충족 인증 취소학생들 “우리 돈은 어디에” 40년 역사를 지닌 메트로 애틀랜타의 유명 미용학교가 돌연 폐교했다. 특히 학교 측은 폐교를 앞두고도

애틀랜타 세입자 4가구 중 1가구  퇴거소송
애틀랜타 세입자 4가구 중 1가구 퇴거소송

애틀랜타 퇴거소송 전국 최고 전체 소송 중 69% 흑인가구  메트로 애틀랜타의 임차주택을 상대로 한 퇴거소송 비율이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복한 아침] 가을 달 빛이 가장 좋은 밤

김 정자(시인 수필가)   바람결도 싱그러운 가을 밤이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어쩔 수 없이 고국, 고향으로 마음이 달려간다. 명절 속에 잠재워져 있었던 일가친척, 이웃, 동무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