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칼럼] 베토벤 교향곡 10번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12 09:27:18

뉴스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위대한 작곡가들의 미완성 작품이 관심을 끄는 예가 없지 않다. 바흐의 작품 중에도 그런 것이 있지만 널리 알려진 것은 아무래도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을 들 수 있겠다. 4악장으로 구성되는 교향곡에 2악장밖에 없기 때문에 ‘미완성 교향곡’으로 불리는 바로 그 곡이다. 슈베르트 사후 3악장은 120마디 정도의 초고가 발견됐다고 하나 4악장으로 나아간 흔적은 없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그래서 남은 3,4악장을 공모하는 경연대회가 열려 당선작을 뽑기도 했고, 다른 작곡가들이 보필한 또 다른 완성본도 있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완성 교향곡’은 듣기 어렵다. 주목받지 못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신 2개 악장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미완성’은 지금도 즐겨 연주되고 있다.

 

모차르트중에서는 마지막 작품이 된 레퀴엠이 잘 알려진 미완성 곡이다. 이 곡을 작곡하던 중에 모차르트는 사망했다. 레퀴엠은 그가 남긴 스케치를 토대로 후일 그의 제자에 의해 완성됐다. 다른 작곡가들이 완성한 판본도 여럿 된다. 위령미사곡, 진혼곡으로 불리는 레퀴엠 중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지금도 가장 아낌을 받는 곡중 하나다. 장중하고 암울한 아름다움, 평안을 느낄 수 있다는 팬이 적지 않다.

 

알려진 대로 베토벤은 9개의 교향곡을 남겼다. 각각 영웅, 운명, 전원, 합창으로 불리는 3,5,6,9번 말고도 제목이 없는 7번과 8번도 남가주의 FM라디오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베토벤 10번 교향곡’은 생소하다. 하지만 유튜브에 들어가면 베토벤 풍으로 웅장하게 연주되는 베토벤 10번도 올라 와 있다.

 

걸작으로 꼽히는 9번, ‘환희의 송가’를 작곡하면서 베토벤은 10번을 계획했으나 작품의 구상단계에서 타계했다. 후대에는 단편적인 스케치와 일부 초고만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베토벤 10번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여러 차례 시도됐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88년 나온 베리 쿠퍼 버전이다.

 

2개 악장으로 구성된 베리 쿠퍼 판 베토벤 10번중에서 특히 1악장은 베토벤에 충실한 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고 등 비교적 풍성한 자료를 확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료가 거의 발견되지 않은 2악장부터는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베토벤의 고향인 독일의 본에서 또 다른 버전의 베토벤 10번이 초연됐다. 이 공연이 음악계의 이목을 끈 것은 음악과 과학의 협업 때문이다. 작곡가, 연주자, 학자 등 베토벤 전문가들이 처음 인공지능인 AI의 도움으로 2년여의 공동 작업 끝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

 

AI를 이용한 클래시컬 뮤직 작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에도 바흐 풍으로 하모니를 바꾸는 등의 작업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부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완전히 새로운 베토벤을 창작해 낸 것은 첫 시도였다. AI부터 베토벤을 공부해 그를 익혀야 했다. 컴퓨터의 철저한 베토벤 학습이 선행과제였던 것이다. 쉽지 않았던 이 작업은 미국의 럿거스 대학 팀이 맡았다.

 

좋은 세상이어서 AI판 베토벤은 이미 짧은 리허설 버전 등이 유튜브에 올라 있다. 인간 판과 인공지능 판 베토벤 10번을 비교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곧 올 것이다. 둘 다 오리지널 베토벤은 아니지만 짝퉁이라며 폄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장중한 베토벤을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AI 작업을 담당했던 럿거스 대학 교수는 “인공지능이 예술에서 인간의 창의력을 대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AI는 도구일 뿐”이라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베토벤 10번뿐 아니라 11번, 12번도 가능한 일이지 않겠느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부활의 빛둘레에 머물러 있기를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시멘트 틈 사이를 비집고 꽃을 피운 민들레 한 포기에도 마음이 가는 부활절 절기다. 승용차가 지나가도 무거운 트레일러가 지나가도 노란 꽃은 봄 바람에 하

[신앙칼럼] 빈 무덤: 영원한 승리자의 관(冠)(Empty Tomb: The Crown of the Eternal Victor, 마태복음Matthew 28:5-6)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십자가 – 윤동주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종소리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

“흔들리는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쇼셜시큐리티 혜택” 천경태(금융전문가) •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www.ssa.gov)많은 한인들이 쇼셜시큐리티 혜택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날처자를 내맡기며맘 놓고 갈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수필] 내 인생에 대한 예의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기 합리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배고픈 여우가 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를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타운하우스 보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은 흔하다. 한국에서도 시골에는 노년층이 남아 있고 젊은 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한다. 도시에는 일자리도 많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긴 겨울 끝에눈이불 뚫고 고개드는수선화이듯이님은 설레이는 기쁨으로내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님의 몸짓 하나로온 세상은어느새 봄빛으로 물듭니다.

[애틀랜타 칼럼] 최악의 상황에 맞서라

이용희 목사 고민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 “캐리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기 조절 장치를 개발한 기사이며 캐리어 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스 H. 캐리어가 실행했던 방법

[법률칼럼] 미국 이민, 이제는 ‘기록’이 아니라 ‘패턴’을 본다… 2026년 심사의 변화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현재 미국 이민 심사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사건이나 특정 기록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졌다면, 최근 흐름은 신청자의 전체적인 ‘행동

[행복한 아침] 꽃가루  폭력

김 정자(시인 수필가)   꽃가루가 씻겨 나갈 만큼의 비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천지를 덕지덕지 뒤덮는 호통 속에 하루들의 지친 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