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수필] 하늘 열리는가, 맑은 영혼 사람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9-21 09:12:04

수필,박경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인   윤동주]

 

“언니야 죽지 마.” 

난 아직 너를 보낼수 없어. 두살 위인 우린 쌍둥이처럼 그리움도 미움도 함께 했었지. 

기차도 볼 수 없는 첩첩산중에서 그저 밤하늘 별들을 바라보며 살았었지. 

내가 초등학교 일학년때 시골 원두막에서 수박, 참외를 깨 먹으며 “언니야, 난 커서는 미국에 가서 살래” 하자 “야! 이 시골에서 태어나 어떻게 미국을 가니” “비행기 타면 가지”하더라며 웃었다. 

내 언니의  마지막이란 부음 소식을 듣고 나는 괴로워했다. 유난히 미모의 그녀, 시골에서 그 많은 일들 속에서도 손이 미워진다고 빗자루도 들지 않았다. 그런  언니가  대학 시절 어느 날 “오늘  너에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  소개해 줄게.” 

그날  언니의 좋아하는 그 사람을 만나고 언니의 일생이  왜 한눈에 보였을까.

알 수 없는 태풍이 불기 직전처럼 기쁨보다는 ‘듀노이의 비가’ 처럼 가슴이 소용돌이쳤다. 그녀의 선택인데  왜 내가 그토록 충격과 격정, 알 수 없는 직관이 소용돌이쳤나. 

고통과 피나는 인내를 쏟아내야하는 ‘하늘 여는 빗소리’가 들렸다. 

언니는 결혼 후 성남 판자촌에서 교회를 하면서 머리를 몽땅 걷어 올리고 남루한 작업복에 교회 사모로  살고 있을 때, 가끔 찾아가보면  판자 집에 철없는 삼남매는 방 하나에서 뒹굴며  살았다. 

라면에 누룽지를 넣어 끓여서 먹으며 살았고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고 남자들만 넷에 형편이 여의치 않아 옥수수 죽을 끓여 먹으며 가난한 판자촌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철없는 나는 “언니  괜찮아?” 묻는 나에게 “내영혼이 은혜 속에 사니까”하며 웃었다.

가끔 가서보면 울고 돌아왔던  그녀의 남다른 가난한 목회자 아내 모습--

그 뒤 난 남편의 직장 따라 고국을 떠났다. 어렵게  어린이집도 운영하며 살던 그녀가 미국행을 서둘러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작은 교회를 하고 있었다.

쉽지 않은 이민 목회,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고  생활이 안 돼 일본 식당에서 밤일을 하고 있었다. 

언니는 내가 고국에 돌아오지 않는 한이 쌓여 미국행을 했다고 했다. 

목사님이 중풍으로 눕게 되었고 20년을 넘게 소대변을 받아내는 어려움까지  겪으며 살아왔다. 

몇 년 전 목사님은 소천하셨고, 전 존재를 던져 살아온 하늘 열리는 빗소리가 언니의 얼마 남지않는 부음 소식에 단지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그녀의 고통과 아픔의 한 생이 왜 내게는 이렇게 좌절과 고통인지.

철없던 우리 그 소녀시절,   내가 선과 악을 종교를 넘어 고통의 마지막 생을 바라보는  내 가슴이 무너진다. 

난 너를 아직 보낼 수 없어. 언니야! 한 여인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전 존재를 내던져 살아 온 그녀, 전 존재를 바쳐서, 다 바쳐야하는 하늘의 부르심, 그 소리는 무엇을 의미하는 지 나는 아직 모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성당에서 죽음을 알리는  그 종소리도 난 아직 듣고 싶지 않다. 

자신의 가난의 삶, 고뇌를 한번도 털어놓지 못하고 살아온  마지막 죽음 앞에 왜 난 분노를 느끼는지 모른다. 죽음은 그녀의 것 만은 아니란걸 나도 안다.

 

언니야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이별과 죽음 -

아직 철이 덜 든 탓일까

너와 나

그 어린 시절 원두막에서

미국가서 살자던 그 약속

왜 좀 더 기다려 주지 못했나

솔숲이 좋다던  우리집에서

그날의 소녀 시절로 돌아가

우리의 푸른 꿈은 가버렸지만

사랑으로 함께하지 못한

그 한의 세월 웃으며 웃으며

우리 소녀 시절 그 꿈을

꽃 피우려했는데

조금의 시간도 우릴 기다려 주지 않나봐

언니야 , 얼마 전 하고 싶은 일은 뭔데? 묻자

응 , LA는 홈리스가 많아--

계란을 하루에 몇백개 삼아서

그들에게

“주린배를 채워 주고 싶어” 하던 말

“맑고 선한 세상, 그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지” 하던 그 말

내게준 마지막 유언으로 내 가슴에 간직할께--

천국에 가서는 그토록 어려운 목사 아내는 안 할꺼지---

널 어떻게 내가 보내---

“사랑해, 사랑해 언니야” 

난  그 말 뿐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봄의 향성과 하나님의 부르심(The Tropism of spring and God's Calling, 로마서Romans 11:2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탈리 사로트는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을 ‘향성(向性)’이라 하였습니다. “그들은 사방에서 솟아나는 듯했다. 약간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꽃샘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예쁜 꽃망울이 떨어져 한껏 부풀었던 마음이 움츠러든다.꽃샘추위를 견뎌내며 강인한 생명력을 키우는 의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4)

“디지털 시대에도 쇼셜시큐리티는 현장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 공식 발표일: 2026년 4월 9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