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보석줍기] 사르밧 과부 이야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9-07 10:26:01

보석줍기, 김성희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성희(바람아 불어라·쥬위시 타워 보석줍기 회원)

 

먼 시돈 사르밧 땅에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잃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그 남편의 숨결에 아픈 가슴을 쓸어 내리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남편과 함께했던 시간은 바로 어제같이 생생하다. 이른 아침이면 들국화같은 풋풋한 사랑으로 밀가루 퍼내어 빵반죽을 빚는 그녀의 귓속에 “좋은 아침”하며 윙크로 행복의 창을 활짝 열어주던 남편과 다정히 나누던 아침식사의 추억은 이제 휑해진 식탁의 고요 속에 묻혀버리고, 들판에 올라오는 새싹을 보며 우리도 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던 남편 어깨에 기대어 벅찬 희망으로 바라보던 석양도 이제는 쓸쓸하기만 하다. 예쁜 꽃을 보면 쓰고있던 모자를 벗어 꽃을 담아 꽃모자를 안겨주던 남편, 여름 날 파도소리 들려오는 백사장에 앉아 밤바다 바라보며 들려주던 노래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다. 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 조약돌 위에 낙엽을 태우면 가을이 한 잎 한 잎 모여들어 바스락거리고, 서둘러 양들의 겨울 식량을 곳간에 채우니 한 해가 훌쩍 지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갑작스런 죽음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모든 것들이 숨을 죽이고 고요 만이 여인을 지켜본다. 슬픔은 집안을 들락이며 덜커덩 덜커덩거린다. 그런 중에 찾아온 뱃 속의 생명으로 소망이 생겼다. 태중의 아기와 매일 속삭이며 슬픔도 기쁨도 가슴에 품고 시간이 지나니 남편을 꼭 닮은 아들이 그를 대신하여 찾아왔고, 정성을 다해 사랑을 듬뿍 주며 돌보니 슬픔은 멀어지고 희망이 넘쳐 났다. 몇 년이 몇 날처럼 훌쩍 지나가고 온 나라에 흉년과 가뭄이 찾아왔다. 자식처럼 키우던 양들도 하나씩 없어지고 곳간은 텅텅 비어져 간다. 가루 항아리에는 떡 3개면 끝이 나겠고 기름도 겨우 쓸 만큼이다. 그녀는 나뭇가지 주어 마지막 떡을 만들어 아들과 먹고 사랑하는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리라 생각하며 가물어 메마른 대지 위를 서성이며 땔감을 찾는데 웬 낯선 노인네가 물과 떡 하나를 구워달라 한다. 그녀는 먹을 것이 없어 지금 마지막 떡을 먹고 죽으려 하는데 그것마저 구하는 노인의 말에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럴까하여 먼저 노인에게 대접한다. 그런데 웬일인가! 가루 통에 가루가 기름병에 기름이 퍼내도 퍼내도 여전히 그대로이다.

세월이 흘렀다. 아들이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하더니 그만 숨을 거둔다. 여인에게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다시 찾아왔다. 노인을 찾아가 방성통곡하며 슬픔을 토해내니 노인이 죽은 아이 위에 손을 얹고 하나님께 한참을 기도하는데 아이가 깨어났다. 놀라운 기적과 함께 그 해로 가뭄도 끝이 나고 온 대지에 풍성한 풍년이 찾아왔다. 꿈처럼 걸어온 삶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기억하며 다시 소망의 문을 여는 사르밧 과부의 발걸음이 가볍다.

[보석줍기] 사르밧 과부 이야기
[보석줍기] 사르밧 과부 이야기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이다

이용희 목사 “행복이 깃들리라. 홀로 있으면서도 오늘을 내 것이라고 노래하는 사람아. 내일은 최악일지라도 그것이 대체 무엇이냐. 오늘 나는 충실한 사람을 누렸도다. 평화로운 마음으

[법률칼럼]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 이민 서류, 하루 차이가 자격을 가른다

케빈 김 법무사 이민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마지막 날이 주말이나 공휴일일 때가 있다. 이때 “관공서가 쉬니 월요일에 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판단이

[행복한 아침] 익숙해짐의 양면성

김 정자(시인 수필가)    운전이 필수인 현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출근길이면 커피를 들고 차에 오른다. 시동을 건 다음 Seat Belt 장착을 하고 rearview mirro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6)

SSI 수급자의 소득 불일치 경보(Earnings Alerts)와 10억 달러 과오 납금의 진실국세청(IRS) 자료 연계 시스템의 허점과 수급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월별 소득 보고

[신앙칼럼] 겸손과 사랑(Humility and Love, 요한복음John 14:2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명시감상] 비로봉(毘盧峰) — 윤동주“만상을 굽어보기란-/ 무릎이 오들오들 떨린다./ 백화(白花) 어려서 늙었다./ 새가 나비가 된다.

[수필] 스와니 벼룩시장에서 돌아본 애틀랜타 한인회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새벽마다 스와니 시청 앞 광장에는 정겨운 장터가 열린다. 소박하고 허름한 나무 상자 위에는 갓 수확한 햇고구마와 무, 배추, 제철 과일들이 무심한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과 HOA,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의 단독주택 단지(Subdivision)에 살다 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약자가 있다. 바로 **HOA(Homeowners Association)**이다.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내 마음의 시] 소식 없이 온 가을

헬렌김 그렇게 뜨거웠던 어제도아무런 작별 인사 없었는데,오늘은소식없이 가을입니다. 공원에는 다람쥐가 분주하고한 여름 푸르렀던 나무들은파스텔을 거두어하나 둘 황금빚 옷을 준비합니다 

[애틀랜타 칼럼] 체면을 살려 주어라

이용희 목사 대개 윗사람들은 아랫사람을 대할 때 하인 다루듯이 명령하기도 하고 책망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런 식으로 사람을 대할 때. 그 자신의 인격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법률칼럼] 취업비자 10만 달러의 벽… 이제는 회사의 해고 기록까지 본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채용 제안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의 기쁨에 앞서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따져야 한다.지난 9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