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한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정부의 대응을 사사건건 폄하하고 깎아내리려 애써왔다.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관련해서도 이런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일부 국가들보다 접종이 조금 늦어지자 “백신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식의 논조와 주장으로 비판하더니 뒤이어 안전성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부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안전성 문제가 나오자 “해외 임상시험 결과를 참고한 후 고령층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언론과 정치인들이 막상 정부가 “그렇게 하겠다”고 밝히자 이번에는 “가장 절실한 계층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조치”라고 말을 바꿔 비판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자기모순은 비판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접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는 고질적인 백신관련 보도 행태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접종자들에게 나타난 이상증세를 중계방송 하듯 뉴스로 만들어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혈압 오르고 어지럼’…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 일부 이상 증세 보여” “백신 맞은 인천 간호사 2명도 이상증세… 숨차고 혈압 올라 병원행” 같은 제목을 달고서 말이다. 대부분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온 보수언론들이다. 결국 이들이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보도한 사례들은 일상적인 백신 접종 후유증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런 의도와 목적을 가진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백신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은 불안과 불신을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된다. 이번 주 두 사람이 백신접종을 받은 후 숨지는 일이 일어나자 언론들은 이를 앞 다퉈 큼지막한 뉴스로 내보냈다. 물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제목과 함께였다.
이런 보도 패턴은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전 정부가 권장했던 독감백신 접종 때도 판에 박힌 듯 똑같았다. 독감백신을 맞은 후 숨진 사람들이 나오자 이것이 마치 백신과 연관이 있는 듯 보도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운 것이다.
한국에서는 매년 30만 명 정도가 사망한다. 백신접종이 없더라도 매일 1,000명가량은 세상을 떠난다는 얘기다. 결국 백신 접종 후 사망한 110건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의 사망과 백신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어김없이 똑같은 내용의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자 한 감염병 전문가는 “쓰레기 같은 헤드라인들”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전문가는 독감접종 당시 보도들을 언급하면서 “정말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좌절감을 토로했다.
이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일부 언론은 집요하게 이런 보도를 반복한다.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은 이런 보도들을 인용하며 정치공세에 나선다. 이런 언론과 정치인들을 보고 있자면 이들에게 국민과 공동체 이익은 별로 안중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로지 정부의 백신접종이 실패하기만을 염원하는 간절함만이 읽힌다.
이런 태도는 비단 코로나19 백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벼랑 끝으로 몰린 서민들과 소상공인들을 구제하기위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선거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트집 잡는다. 구제조치가 늦어졌다면 아마도 “정부가 책임을 방기한 채 손 놓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을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그리고 정권 흠집내기 의도를 갖고 내보내는 보도들은 국익과 국민들의 안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언론으로서의 자기 기반을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백신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불안감과 불신을 조장하려는 세력의 존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뿐만 아니라 똑바로 선 나라로 가는 길 또한 그만큼 더 험난해지고 멀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