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가 본격적으로 코비드-19 대응에 나섰다. 지지부진한 접종을 앞당기기 위해 도입 물량을 늘리고, 연방기관 인력도 동원하겠다고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에 대해서는 “이제 과학이 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기관의 전염병 최고 책임자인 닥터 파우치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주 3회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와 백신에 관한 사항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한다. 첫 정례 브리핑은 지난 20일 화상으로 가졌다. ‘트럼프 잔재’의 청산에 들어간 새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백신 접종자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첫번째 의문은 백신을 맞았다면 이제 100% 코로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가 하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끝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손주들을 이제 마음놓고 껴안을 수 있는 것인가, 백신을 맞았는데 굳이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필요한 것인가 등등 질문은 이어진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변은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으로 내려져 있다. 마지막 보루여야 하는 당국의 발표는 언제나 돌다리도 두드리고 갈 정도로 조심스럽다. 가장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정부기관보다 다소 앞서 나가는 언론 매체들은 조금씩 다른 말을 하지만, 대부분 공통된 답변을 내놓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백신을 맞았다고 100%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끝낸 할아버지 할머니가 몇 달만에 만난 손자 손녀를 한 달음에 달려가 덥썩 껴안을 일이 아니며, 여전히 마스크와 거리두기는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우선 백신으로 100% 예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누구도 한 적이 없다. 최대 95%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 정도면 대단한 것이지만 그래도 100명 중 5명, 1,000명 중 50명, 1만명 중에 500명은 예방주사를 맞아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감염위험이 훨씬, 훨씬 적어질 뿐 아니라 설사 걸리더라도 가볍게 지나간다고 한다. 문제는 상대방이다. 백신 접종자가 여전히 전파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지 않아도 코로나 감염자의 40%는 무증상으로 지나간다고 한다. 자기가 양성인지도 모른 채 일상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전체 감염자의 절반 정도는 이런 무증상자에게서 옮고 있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자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없다고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증상과는 무관하게 사람의 콧구멍이나 그 언저리에 상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자신의 보호 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의미가 더 크다. 감염자가 마스크를 써 줘야 다른 사람들의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비감염자만 마스크를 써서는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 백신 접종자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본인 보다 아직 예방주사를 맞지 못한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물론 접종자들끼리 만나도 예방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승인된 2가지 백신 중 화이자는 3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을 하면 일주일 후 면역력이 생긴다고 한다. 모더나는 4주 후 2차 접종을 해야 하고, 그 2주 후 면역이 형성된다. 간혹 코로나 백신을 맞은 의료진에게서 코비드-19가 발병하는 것은 백신이 효력을 발휘하기 전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외적인 케이스여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현재까지는 대략 이 정도가 CDC와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다. 다른 말들이 나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너무 이르다. 팬데믹은 1년여, 백신이 출시된 지는 겨우 몇 주가 지났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