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뉴스칼럼] 대통령의 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1-19 10:10:07

뉴스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권력자의 말 한마디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에 대한 자의식이 없거나 희박할 경우 그 폐해는 때로 치명적이다.

 

그 케이스의 하나가 마오쩌둥이 참새와 관련해 한 말이다. 1958년 마오쩌둥은 농촌 순방 중에 참새를 노려보며 한마디 했다. ‘저 새는 해로운 새다’고. 식량이 부족한데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으니 한마디 한 것이다.

 

때는 공산혁명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마오의 그 한 마디에 중국 천지가 뒤집어 졌다. 정부기관은 참새박멸의 당위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참새섬멸 총지휘부라는 것도 만들어 졌다. 그리고 10억이 넘는 인구가 냄비와 세숫대야를 두드리며 전국 방방곳곳에서 참새 소탕작전을 벌였다.

 

참새는 멸종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대신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창궐하면서 농작물은 초토화됐다. 절대 권력자의 말 한 마디가 수 천 만이 굶어죽는 대참사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권력자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 역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응당 한 마디 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아무 말이 없다. 그 경우 권력자는 그 사건을 용인하거나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비쳐져서다.

 

권력자는 그러므로 한 마디 말에, 또 행동에 천금처럼 진중해야 한다고 한비자는 일찍이 경고했다. 한비자 내저상편에 나오는 ‘明主愛一嚬一笑(명주애일빈일소)’라는 구절이 그것이다.

 

현명한 군주는 말과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한 번의 찡그림이나 한 번의 웃음도 아낄 정도로 표정관리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 이런 초대형 비리사건들이 최고 권력자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서다.

 

그 첫 케이스가 울산시장 청와대 개입의혹 사건이다. 현 송철호 울산시장은 알려진 대로 문재인대통령의 ‘절친’이다. 그 절친은 울산에서 국회의원, 시장선거 등 모두 8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그리고 실시된 2018년 울산시장선거. 송철호 후보자는 8전9기 끝에 당선됐다. 그런데 사달이 났다. 검찰이 대통령비서실 7개 조직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이 개입한 혐의를 잡고 수사해 기소한 것.

 

왜 청와대 비서실이 총동원되다 시피 했을까. “송철호 당선이 소원”이라고 문 대통령은 말해왔다. 답은 여기서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김학의 사건도, 원전 월성 1호기 사건도 그렇다. “검찰과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문대통령은 ‘김학의, 장자연, 버닝썬’사건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월성 1호기의 경우 문 대통령은 ‘언제 폐쇄하냐’고 보좌관에게 물었다.

 

그게 시그널이었던가. 법무부와 일부 친문 검사들이 총동원됐다. 출국금지 서류까지 불법으로 조작하면서. 그러니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법무부 공무원들이 태연히 법치를 훼손시키는 국기문란 범죄에 가담한 것이다. 월성 1호기 폐기 사건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 문대통령이 또 한 마디 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아동 학대 사망과 관련한 방지책에 대해 ‘입양 이후 일정 기간 이내 취소하거나 입양 아동을 바꾸는 방안’을 제시 한 것.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입양은 아이를 골라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국민 청원이 바로 올라올 정도로. 어떻게 보아야 하나.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 그보다는 아이를 상품 보듯 한 그 말에서 드러난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인성과 가치관. 그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 아닐까.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Power of Attorney v. Trustee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가”
[전문가 칼럼] Power of Attorney v. Trustee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가”

김인구 변호사 우선, 이 질문은 아주 정확한 질문은 아닙니다. 왜냐면 한 가지는 서류의 이름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직책의 이름이기 때문에, 두 개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신앙칼럼] 의와 칭의(Justice And Justification, 마Matt. 5:6)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마 5:6). 예수님은 목적이 이끄는 삶(Purpose-driven Li

[한자와 명언]  備 考 (비고)

*갖출 비(人-12, 5급) *생각할 고(老-6, 6급) “계획은 ○○가 없으면 실패하고, 사업은 ○○가 없으면 패망한다.” 공란에 적절한 말은? 먼저 ‘그 표의 비고란에 적어 놓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20세기 막바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세기말적 현상들 가운데 하나는 ‘정치의 종교화’이다. 정치가 점차 합리적 판단과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믿음과 맹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삶과 생각]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GASF)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 10월 31일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박선근 이사장)은 제2회 장학생 모집과 선발에 관한 기자회견을 했다. 선발신청은 2024년 1

[시와 수필] 희망은 삶에서 누린 가장 멋진 축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희망은 한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아무리 심한 폭풍도많은 이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란 무엇인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흘러가는 세월이 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과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명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