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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미국의 저력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1-12 10:10:43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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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으로 인한 여행제한으로 해외에서의 미국지원 쿠데타가 어렵게 되자 미국 국내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인도 발 야유다. 트럼프지지 폭도들이 미 의사당에서 벌인 난동과 관련해 인도의 한 신문은 그 날 사태와 관련 이런 전단제목을 달았다. “Coup Klux Klan.” 친 트럼프성향의 백인우월주의 과격 단체가 주동이 돼 벌인 난동이란 점에서 이런 식으로 빗댄 것이다.

 

푸틴의 러시아 외무성은 아주 점잖게(?) 한 마디 했다. “미국의 선거시스템은 아주 낡았다. 현대의 민주주의 수준에 부응할 수 없다.” 터키 정부도 거들고 나섰다. ‘미국에 있는 터키인들은 사람들로 혼잡한 곳을 가급적 피하라’고.

 

조롱이 쏟아진다. ‘미국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간’- ‘치욕의 날’로 불리는 2021년 1월6일의 상황에 빗대서.

 

남의 불행을 기뻐한다고 할까. 권위주의 독재체제, 혹은 명색만 민주주의인 나라에서 특히 심한 야유가 나오고 있다. 평소 민주주의가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그 꼴이냐는 식의 냉소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터키가, 인도가, 중국이 그리고 적지 않은 중동의 아랍 국가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이다.

 

전통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그러니까 미국의 동맹 국가들의 반응은 다르다. “미국의 민주제도는 강하며 모든 것이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논평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미국 민주주의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미 의회 의사당을 불법으로 점거한 폭도들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규탄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이번 사태로 큰 충격을 받은 미국인들을 향해서는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정부를 공식적으로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입법부의 외교수장이다. 그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의원의 발언은 야릇하게 들린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인권을 훈계할 상황일까 의문이 든다.”고 한 것.

 

어떤 미국의 동맹국 정치지도자도 그날 미국이 맞은 치욕의 상황을 그처럼 비꼬면서 공격한 메시지를 낸 경우는 찾기 어려워서 하는 말이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날의 상황은 허울 좋은 미국 민주주의, 그 치부만 드러낸 것일까. 아니, 그 반대라는 것이 포린 어페어지의 지적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간이었던 것 맞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미 의회 의사당이 대통령이 사주한 폭도들에 의해 점거되다니.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새삼 돋보인 것은 미국 민주주의의 자정능력과 미국식 제도가 지닌 강력한 민주주의 회복능력이라는 지적이다.

 

난동은 결국 실패했다. 질서는 회복됐고, 이후 몇 시간 만에 11월 대선결과는 의회의 최종 인준과정을 완료했다. 예정대로 바이든 당선자는 1월2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리고 난동의 교사자인 트럼프는 결국 질서 있는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트럼프의 선거불복, 소송, 그리고 의사당 난동사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미국 사법부의 독립이다. 연방 대법원 대법관의 절대 다수는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우파다. 그 대법원이 트럼프의 선거불복 소송에 대해 번번이 기각처분을 내린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항상 시끄럽다. 변화 과정에 있는 열린사회는 일견 문제투성이로 보인다. 민주주의가 모든 악의 처방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위기를 맞이한 적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워터게이트 사태 월남전 패망으로 점철된 격동의 70년대가 특히 그랬다. 그렇지만 미국은 강한 회복력을 보이며 다시 우뚝 섰다.

 

냉소를 날리는 권위주의 국가들. 뭔가 계산착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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