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좋은 것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해야 하는데’ … 묵은 숙제처럼 생각만 하던 것을 실천에 옮길 계기를 주는 것이 새로운 출발점, 새해이다. 스스로 ‘잘 살고 있다’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고, 좀 더 나은 자신/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 없으니 새해결심은 매년 빠지지 않는 연례의식이 되고 있다.
새해결심 의식의 기원은 4,000년 쯤 전 고대 바빌론으로 전해진다. 이어 기원전 46년 경 고대로마에서 비슷한 의식이 시작되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삼아 달력을 만든 후 새해결심이 중요한 의식이 되었다.
새해를 여는 1월(January)의 신은 야누스(Janus), 얼굴이 앞뒤로 두 개인 신이다. 한 얼굴로는 지나간 해를 보고 다른 얼굴로는 미래를 본다고 믿은 로마인들은 야누스에게 제물을 바치며 신의 가호를 빌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바르게 살겠다고 약속을 했다. 바로 새해결심이다.
신에게 맹세한 로마인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혼자 알아서 하는 현대인들에게 새해결심은 지키기가 어렵다. 매일 운동을 하자, 식습관을 바꾸자, 체중을 줄이자, 담배를 끊자, 지출을 줄여 저축하자 … 잔뜩 결심을 하지만 한주 두주 지나다보면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단단히 마음 다잡아 결심을 하고는 결국 지키지 못하면 약한 의지력을 탓하며 자책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결심한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편안하게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 새해결심의 기승전결이다. 관련 연구를 보면 6월이 되어도 결심을 이어가는 경우는 절반이 못된다.
엄청 낮은 성공률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목표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잡으라고 조언한다. 새해결심은 근본적으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들자는 것인데, 습관이란 것이 한번 자리 잡으면 난공불락이다.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습관이다. 습관 바꾸기가 쉽다면 애초에 새해결심이라는 말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목표를 잘게 쪼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목표가 100이라면 10개로 쪼개서 시작하는 식이다. 스탠포드의 행동과학자인 BJ 포그 박사는 결심 성공 즉 좋은 습관 만들기 비결로 3가지를 권한다. 목표를 작게 잡을 것, 하루 일과에 편하게 끼워 넣어 실천할 것, 그날그날 성과를 자축할 것 등이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다 보니 몸매가 망가졌다면, 그래서 운동이 필요하다면 일단 매일 푸시업 2개부터 해보는 것이다. ‘설마 그걸 못 할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언제 할 것인가. 재택근무 중이라면 오전 근무 마치고 점심식사하기 전? 부담 없이 실천가능하다. 그리고는 푸시업 2개를 성공한 자신에게 뭔가로 칭찬을 해주는 것이다.
2개가 4개 되고, 10개 되다 보면 나중에는 시간되면 몸이 저절로 푸시업을 하는 날이 올 것이다. 몸매는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새해결심 실패율이 높은 것은 주변에 방해꾼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체중감량 결심을 한 배우자 옆에서 매일 맛있는 케익을 만들어 맛있게 먹는다면 본의 아니게 방해꾼이 되는 것이다. 의도가 의심되는 방해꾼도 있다. 지난 2000년 발표된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196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20여년 담배광고를 분석한 결과 담배회사들이 유독 1월과 2월에는 광고량을 늘렸다. 바로 흡연자들이 습관처럼 금연을 결심하는 때. 멋진 모델들이 멋지게 담배피우는 모습에 많은 결심들은 작심삼일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