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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미국 이민 정착기- 34회  : 경솔한 항의와 사립학교 선택.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7-23 20: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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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미국에서 교회를 열심히 나갔지만 솔직히 설교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이해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 미국 목사님과 교인들은 이방인인 우리가족을 따뜻하게 사랑해주고 친절하게 보살펴주었다.

 

주말이면 레이크찰스의 처남네 가족과 L씨와 K씨 가족이 모여 푸짐한 한식을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가발상회를 닫고 집에 돌아오니 삼남매들이 전과 다르게 분위기가 이상해 자세히 그 이유를 물으니 딸 희정이와 민정이가 이웃에 사는 노랑머리 학생이 스쿨버스 안에서 오빠를 때려서 싸움을 했는데 운전 기사가 오빠만 잘못했다고 일주일간 스쿨버스 승차불가 처분을 내렸다고 했다.

처음 당한 일이라 너무 황당해 아들 홍석이와 두 딸에게 상황을 상세하게 묻고 검토한 다음 운전기사의 행위가 지나치게 편견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고 판단한 나는 다음날 일찍 학교 교장선생을 찾아가 아들에 대한 버스기사의 처벌이 잘못됐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교장선생은 운전기사에게 물어보아야 하는데 지금은 등교시간이라 바쁘니 학생들의 등교가 다 끝난 후 조사를 해보고 오겠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다시 돌아온 교장선생은 당신 아들에 관한 문제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자기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왜냐하면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당신의 아들이 전적으로 잘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니 교장인 나는 어린 학생들의 말보다 20년 이상 성실하게 스쿨버스 운전을 한 기사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이의가 있고 승복할 수 없으면 카운티 스쿨보드에 제소하라고 해 할 수 없이 머리를 숙이고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 돌아오면서 무지하고 경솔함을 뉘우쳤다.  

확실한 내용은 알 수가 없지만 지나친 자식 사랑과 또 어린 아이들의 말만 믿고 경솔하게 행동한 것이 어리석은 행위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인종차별을 했다고 일방적으로 오판한 것이 큰 잘못이다.  미국학생들은 처음 본 우리 아이들이 낯선 이방인일 것이다. 그 또한 현실인데 분별없이 함부로 항의하고 자기 자식이 옳다고 마구 열을 올린 행위가 참으로 후회 막금한 일이었다.

교장선생님과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우리를 어떻게 보고 느꼈을까.  나는 그 일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며 아이들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 온 이유와 뜻을 더욱 깊이 헤아리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교회 목사님과 제직들이 심방을 와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교회 사립학교 신입생 모집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교육에 대한 열정때문에 사립학교 입학을 추진하게 됐다. 

다행히 장사가 잘돼 등록금이 비싸도 충분히 감당할 수가 있고 또 교육을 위한 비용은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사립학교 교복을 입은 세 남매를 태우고 학교로 가는 첫날 나는 기분이 너무나 벅차고 신이 났다. 

한국에서도 쉽지 않은 사립학교를 미국에서 다니게 된 것이 꿈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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