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나무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훌륭한 조경 가운데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에는 삭막한 풍경에 자연의 멋을 더해 준다. 잘 가꿔진 큰 나무가 있는 집은 그렇지 않은 집보다 집값이 더 높게 평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자란다. 처음에는 작은 묘목이었던 나무가 수십 년이 지나면 지붕을 덮을 만큼 커지고, 강풍이 불면 언제든 집이나 자동차를 덮칠 수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특히 미국 동남부 지역은 허리케인과 강풍이 잦아 나무 관리가 주택 관리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보험 상담을 하다 보면 "나무를 베다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지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접 나무를 자르거나, 이웃이나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우배' 씨는 집 앞의 큰 참나무가 늘 마음에 걸렸다. 가지 일부가 지붕 위까지 뻗어 있었고, 허리케인 시즌이 오기 전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전문 업체를 부르자니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천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말을 듣고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장작이 필요한데 제가 나무를 잘라 가져가도 될까요?"
나무도 무료로 정리하고 장작도 가져간다니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 '남우배' 씨는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이웃이 전기톱을 사용하다 다리를 크게 다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원해서 한 일이니 당연히 본인 책임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과 보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집주인의 허락을 받고 집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다친 경우에는 집주인의 책임이 문제 될 수도 있다. 다친 사람이 집주인의 관리 소홀이나 안전조치 부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면, 주택보험의 개인배상책임(Personal Liability) 보장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보험의 Liability는 단순히 집이 파손되는 경우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집 안이나 대지에서 발생한 사고로 다른 사람이 다쳤을 때 집주인의 법적 책임을 보호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보험회사는 우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인 방어를 하고, 집주인에게 실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험 한도 내에서 합의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물론 모든 사고가 자동으로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작업자가 안전수칙을 무시했는지, 집주인이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했는지, 사고가 누구의 과실로 발생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 최종 판단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료로 도와주러 왔으니 전적으로 본인 책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험 전문가들은 큰 나무를 제거할 때는 직접 작업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하기보다 전문 수목관리 업체(Tree Service) 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전문 업체는 나무를 안전하게 자를 수 있는 장비와 경험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일반책임보험(General Liability Insurance) 과 산재보험(Workers' Compensation Insurance) 에 가입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작업 도중 나무가 집을 덮쳐 지붕을 파손하거나, 차량을 손상시키거나, 작업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업체의 보험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보험이 없는 개인이나 영세 업체를 고용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집주인이 예상치 못한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따라서 업체를 선정할 때는 가격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보험증명서(Certificate of Insurance)를 받아 두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증명서에 기재된 보험회사에 직접 연락하여 현재 보험이 실제로 유효한 상태인지 확인하면 더욱 안전하다. 드물지만 보험이 이미 해지되었거나 위조된 보험증명서를 제시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자주 받는 질문은 "내 땅으로 넘어온 이웃집 나뭇가지를 내가 잘라도 되나요?"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대지 경계를 넘어온 가지는 자기 비용으로 잘라낼 수 있다. 그러나 나무 전체를 죽게 만들거나 심각하게 훼손해서는 안 되며, 경계선에 있는 나무는 주마다 관련 법규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큰 나무라면 이웃과 충분히 상의한 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무를 방치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속이 썩었거나 뿌리가 약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나무를 오랫동안 방치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집주인의 관리 소홀이 문제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이웃으로부터 여러 차례 통보를 받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법적 책임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집 주변 나무를 한 번쯤 점검하는 것이 좋다. 말라 죽은 가지나 지붕 위를 덮고 있는 큰 가지를 미리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주택보험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제적인 손실을 줄여주는 든든한 안전망이다. 그러나 사고 자체를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몇백 달러의 비용을 아끼려다 수만 달러의 손해배상이나 긴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집 주변의 나무는 아름다운 자산이지만, 관리가 소홀하면 위험한 시설물이 될 수도 있다. 위험한 나무는 미루지 말고 점검하고, 제거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보험을 갖춘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나무를 자르는 비용은 한 번이지만, 사고로 인한 후회와 손실은 오랫동안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호 보험 제공 770-23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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