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수필] 변치 않는 마음, 믿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8-11 09:18:08

수필,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변치 않는 마음, 믿음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인간관계에서 낙심할 때마다 오래전 TV 뉴스에서 보았던, 한 부부의 영화 같은 실화가 떠오른다.

어린 손녀와 함께 잠들어 있던 할머니가 한밤중에 괴한에게 살해당했다. 어둠 속에서 범인의 모습을 어렴풋이 본 손녀는 이모부 테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테드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안타깝게도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당시 그의 무고함을 믿어준 사람은 오직 한 사람, 그의 아내 메리뿐이었다.

결국 살인죄로 복역하게 된 남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메리는 직접 나섰다. 사립탐정 자격증을 취득한 후, 사건 현장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녀는 사건 당시에 할머니 집 근처에 살았던 한 전과자에게 의심의 초점을 맞추었다. 아동 성범죄로 복역했던 그의 진짜 목표는 할머니가 아닌 손녀였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범인의 행적을 쫓던 메리는 그가 현재 남편 테드가 복역 중인 교도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메리는 남편에게 그 남자가 피운 담배꽁초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남편이 구해온 꽁초의 타액과 살인 현장의 증거물로 보관 중이던 DNA가 일치했다. 결국 8년 만에 남편의 무죄가 입증되었다.

한 사람의 굳건한 믿음이 진실을 찾아낸 기적 같은 결과였다. 그렇다. 믿음이란 어떤 상황이든, 누가 뭐라고 하든, 상대방을 향한 나의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다.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누군가를 완전히 믿는 것은 가능하다.” 브레네 브라운의 명언처럼, 믿음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큼 살맛나는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언제부터 인가 '믿음'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믿습니까?'라는 말에 '아멘'이 튀어나올 정도로 믿음은 세속적인 의미로 변질된 듯하다.

얼마 전 슬며시 멀어진 지인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에게서 얻으려 했던 이득을 채웠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마음이 시렸다. 사람을 알게 되면 무턱대고 믿어버리는 내 우둔함도 문제겠지만, 어쩌겠는가? 믿음은 내가 만드는 내 문제라니 말이다.

살수록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일이 점점 더 어렵다. 그래도 내 주위에는 내게 믿음을 주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내가 힘들어할 때 든든한 바람벽처럼 지켜주는 가족이 있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나서주는 오랜 친구들이 있다. 이들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존재들이다. 내가 사는 동안 행복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내 믿음 안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들이 함께했기에 혼자가 아니었고, 일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잠시였지만 등 돌린 친구에게 느낀 실망감 덕분에, 내 삶의 행복함을 다시 깨달았다. 내 곁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한데,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본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투표 안내문이 왔다고 투표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지아에서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철이면 우편함에는 각종 안내문이 쌓이고, 휴대전화에는 참여를 권하는 문자가 이어진다. 그러

[행복한 아침] 노을 곁에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시월로 접어들자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산뜻한 가을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노을을 만나는 시간도 앞당겨졌다. 얼마만인가 땅거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자유와 평등과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 나라에서도 스스로 고립과 소외를 선택한 노숙자의 삶의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사회 복지정책에 의

[신앙칼럼] 하나님 나라의 서막: 〈형상〉과 〈영광〉 (Kingdom Prologue: Image and Glory)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신명기Deuteronomy 6:4-5 1. 태고(太古)와 현하(現下), 그리고 영원불변의 현상인류의 역사는 시공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연방 보조금(SSI) 수급 자격을 지키는 변동 사항 신고와 오지급 방지 가이드· 부제: 소득·자산·주거 변경의 '익월 10일' 신고 원칙과 과다지급 환수·페널티 예방법·공식 발표일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행복

유치환 시인 사랑하는 것은사랑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제각기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성경의 기록과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는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이어지며 미래에도 계속될

[삶이 머무는 뜰] 당신은 끝내 행복한 나그네

조연혜 수필가 어떤 활기찬 것들은 치열함 속에서 비로소 생기를 얻는다. 관광객과 시민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시애틀의 영혼’이라 불리는 파이크플레이스마켓. 미국에서 가장 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는 이 단순한 원리를 이용해 집 안의 수도와 배수시설을 설계한다. 싱크대에서 사용한 물도, 샤워실의 물도, 세탁기의 물

[애틀랜타 칼럼] 건전한 불만은 세상을 이끄는 힘

이용희 목사 우리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그 일에서 만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일에 적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만족이란 자신이 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