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자
사람은 저마다 자신을 무엇 에든 몰입 시키고자 하는 본성이 잠재하고 있다. 그 몰입의 대상이나, 과녁이나 목표가 목적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지겠지만 그 결과는 잠깐의 직업이 되기도 하고 영구한 생업이 되기도 하지만 취미 생활로도 한 몫을 하기도 한다. 강한 의식의 주체들이 태양계의 행성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처럼 지향적인 삶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각자가 꾸려가는 카테고리 안에서 보람과 행복을 추구하며 삶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가치와 긍지를 찾아 긴 생의 여정을 보내게 된다. 내게 있어서 문학의 범주는 언어를 통해 구축된 살아 움직이는 삶의 실상이 되어 주고 있다. 일찍이 글을 깨우치게 해 주셨던 내 어머님의 열정이 글을 가까이 하게해 주셨다. 어설픈 글을 직접 손으로 제본하셔서 어린 딸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셨기에 지금껏 부족한 글인 데도 용감하게 송고하는 노년의 아낙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회고는 뿌리에 대한 근원적 추구라 할 수 있겠다. 가족 공동체에서 비롯되는 근본적인 희구는 무엇인가에 의지하려는 갈망에 기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안온한 평안이 깃든 글이 숨 쉬면 살아갈, 그 글이 태어날 산실이자 산고를 겪어 내야 할 다사로운 둥지를 찾아 나서곤 한다. 글이 숨쉬며 안식을 누릴 보금자리 실체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존재성을 향한 목마름일 수도 있겠다. 무 언 가에 매달리거나 집중적으로 몰두하는 것 또한 튼실한 실존 인식을 만들기 위한 애착일 것이다. 부모님께서 생전에 남기신 삶의 흔적과 지금껏 느껴지는 체온이 내 글을 더욱 윤기 있는 터치로 덧입혀 주시고 이끌어 주신다. 어느새 은발이 되어버린 여식의 삶 깊숙이 에서도 긍정과 동의를 이끌어 내시며 수긍과 인정을 받아 오셨다. 하루들의 일상 가운데에서도 그날그날 들의 빛깔과 체취는 새로운 잉태요 윤색이요 자아를 만나기 위한 도모의 실마리가 되어주면서 글쓰기와 밀접한 연관 자료 역할을 해 주시고 계신다.
갈망이나 갈구 없는 식어버린 열정으로 문학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나 진배없는 소행은 목적 없는 방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이다. 목적을 이룰 때까지 달려가는 삶의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 수필 경지에서도 같은 추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머니의 유난하신 교육열에 힘입어 여학교 시절엔 합창단으로 음악 시간을 좋아 했었고, 작문 시간을 좋아했고, 책읽기를 좋아했다. 부족했던 글 솜씨임에도 마음이 흔들린 지금의 우리집 할배와 예순 해를 살아왔다. 아이들 학부모 글짓기 대회에서 여러차례 수상을 하면서 아이들도 덩달아 글쓰기를 좋아 했었다. 어머니께서 유년에 베풀어 주신대로 아이들의 글이나 그림을 수제 제본 책으로 엮어 주기도 하고 우리 가족만이 즐길 수 있는 상설 전람회장을 꾸며 주기도 했던 일들로 네 딸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왔다. 부산 여류 문화 회 회원으로 젊은 초보 문인의 자리를 답습하다 이방인의 삶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애틀랜타에 정착하게 되면서 한국 크리스챤 작가 협회 미주 지부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다. 시 부문 신인 상 수상을 계기로 이태 후에 수필 부문에서도 추천을 받게 되었다. 애틀랜타에서 마흔해를 보내는 동안 한국일보 애틀랜타 지면에서 독자와의 만남이 열리면서 ‘행복한 아침’이 어언 열 여섯 해로 접어들었다. 800여 편에 가까운 칼럼이 게재되면서 수 많은 초고와 퇴고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직조된 삶의 무늬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지는 과정에서 때로는 절뚝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쓸쓸한 문채와 문양을 만들어 오면서 내 호흡과 삶의 구심점이 되어 사념의 무늬를 만들며 살아있음의 흔적을 남겨왔다.
무엇인가에 열렬히 몰입하거나 집착하는 것은 안전하게 깃들 수 있는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도모요 미봉책 일환이요 거창한 무엇이 아닌 소박한 본연의 자세를 다지는 방편이라 할 수 있겠다. 제한된 환경에 적절한 변주와 다양한 전개를 담보로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내며 생이 다하는 날까지 글쓰기를 사랑하려 한다.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해답을 알고있다. 생명의 꽃을 피워내는 삶이라서 외 나무 다리에서 마주쳐도 길을 터주는 삶을 택한다. 그 길은 연민도 그리움도 연줄을 놓아 버리 듯 자유를 안겨준다. 이렇듯 직조된 삶의 무늬는 영원으로 이어지게 된다.
글 쓰기는 삶을 배경으로 한 인생의 기록이다. 어떤 형태 삶이든 바로 세우려는 의지와 쓰는 이의 삶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어있다.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 사물에 대해 인식은 물론이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 감정과 견해와 사상이 대상을 인식하고 추상하는 마음 작용이 감각적 넋을 포함한 개념에 촉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글 쓰는 이의 의식이 곧 문학의 힘이요 문학을 있게 해준 강력한 에너지가 아닐까 한다. 삶의 무늬가 어떠한 문양을 완성하는가에 집중하며 하루하루 일상들을 하늘가에 흐르는 구름이며 별자리를 세어가 듯 소중하게 진중하게 삶의 무늬를 만들어 가려 한다. 꾸밈없이, 맑고 곧게 정직한 글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아직은 먼 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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