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1-21 17:56:25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패밀리 비즈니스가 되는 것이다. 간혹 다른 가족이 출연할 때는 얼굴 없이 목소리만 나오거나, 화면을 흐리게 처리하기도 한다. 유튜브를 통해 얼굴 알려지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가족 중에 예외가 있다. 바로 미성년 자녀들이다. 

어린 아이들의 유튜브 출연은 그들의 뜻과 무관하다. 부모가 가족 이야기로 동영상을 만들면 자녀들은 거의 자동 출연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아역 배우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 사회가 이런 자녀들의 인권과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계기가 있다. 지난해 미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사건이다. 한 때 200만명이 훨씬 넘는 구독자를 거느렸던 인기 패밀리 블로거 루비 프랭키. 여섯 자녀를 둔 유타 주의 40대 어머니인 그녀가 올린 동영상은 1,000여 개로 조회수를 모두 더하면 10억 뷰가 넘었다. 엄마와 인플루언서의 합성어인 ‘맘플루언서’ 로 불리던 그녀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 명은 ‘8명의 승객들(8 Passengers)’. 자녀 교육과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 등 가족 이야기로 인기를 모았다.  

이랬던 그녀가 끔찍한 아동 학대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중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지난 연말 단기 4년, 장기 60년 형을 선고받고 유타 주 형무소에 수감돼 있다. 지금은 모두 내려졌지만 그녀의 유튜브는 진즉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들을 훈육한답시고 일곱 달 동안 자기 침대에서 자는 걸 허용하지 않는 내용 등도 문제를 일으켰다. 12살 난 아들이 감금 상태였던 집을 탈출해 도움을 요청하면서 드러난 잔혹한 아동 학대가 유튜브 촬영 과정에서 빚어진 것은 아니나, 하하 호호 웃으며 연출된 동영상 뒤에 숨겨져 있던 충격적인 실상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유튜브에 출연하는 미성년 자녀들은 자기 의사 결정권이 없다. 자기 보호가 불가능한 것이다. 아이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지켜지지 않는다. 첫 월경 경험 등이 온 세상에 공개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게 되고, 돈 벌이 수단이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올라간 동영상은 평생을 간다. 구글 검색만 하면 뜨게 된다. 아이들의 앞으로 생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르면서.

메릴랜드 주는 그래서 ‘잊혀 질 권리’를 보장하려고 했다. 18세가 되면 본인이 나온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 내용은 입법 과정에서 무산되기 했으나 이 사회가 유튜브 아동들의 권리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자녀의 착취를 막자는 법은 각 주 마다 제정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일리노이 주가 처음 자녀가 출연한 동영상 수입의 50%를 따로 신탁계정에 적립해 놓아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다. 구좌에 적립된 돈이 없다면 18세가 된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캘리포니아도 지난 9월 이것과 유사한 법을 제정했다. 미네소타 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녀가 출연하는 동영상이 돈과 관련돼 있다면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소셜 미디어에 30%이상 나오는 것을 금지하는 법도 만들었다. 

유튜브는 전에 없던 문화 현상이다. 새 세상에는 선한 것도 있으나 악한 것도 있다. 사람은 악 하고도 같이 살아야 한다. 막고, 규제할 수 있는 새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유튜브 세상의 자녀 착취도 그런 문제 중 하나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독자기고] 쉴 만한 물가-Serenity

제임스 한 목사 2024한 해가 간다. 석양이 서쪽 하늘에 드리워 지면서 밝은 빛이 지워져 간다.마지막 노을을 펼치면서 2024를 싣고 과거로 간다. 이별이다. 아쉬움이다. 떠남이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산기슭에 자리한 아파트의 작은 거실이지만 동쪽으로 큰 유리창이 나 있고 그 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면 한 겨울인데도 따뜻한 봄날 같다. 문득 바깥추위가 걱정돼 텃밭에 갔더니 꽃

[내 마음의 시] 그대가 있어서
[내 마음의 시] 그대가 있어서

허 영희(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그대가 있어서찬바람이 불어도 이제 춥지 않아요.  그대가 있어서떨어지는 낙엽에도 이제 눈물 흘리지 않아요.  그대가 있어서비 오는 아침에도 이제

[법률칼럼] 2025년 1월 영주권 문호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1월 영주권 문호가 발표되면서 가족이민과 취업이민 전반에 걸쳐 미세한 진전만이 이루어진 가운데, 이민 희망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문

[벌레박사 칼럼] 집안에 나오는 벌레 미리 예방하기

벌레박사 썬박 집안에 벌레가 나오는 곳을 보면 유독 벌레가 많이 나오는 장소들이 있다. 벌레들이 많이 죽어 있는 곳이나, 벌레가 자주 보이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미국에 있는 많은

[신앙칼럼] 외모에 끌리는 시대(An Era Of Attracting To Dishonesty, 사사기Judges 21:25)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이스라엘의 영적 암흑기를 대변하는 강

[행복한 아침] 새해 앞에서

김정자(시인·수필가)       새해 앞에 서게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송구영신으로 다망한 시간을 보낸 탓으로 돌리면서도 습관처럼 살아온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새해에는 어떠한

[특별 기고] 지미 카터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별 기고] 지미 카터 대통령을 추모하며

장석민 목사 12월 29일(일요일), 미국 제39대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Jimmy Carter) 전 대통령이 별세하였다.고인이 되신 카터 대통령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화요 칼럼] 새(new) 땅에

한 달 넘게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여행가기 전에 집 안팎을 낙엽 한 잎 없이 깨끗하게 치웠는데 뒤마당은 무화과, 장미, 사과 나뭇잎, 그리고 담장너머 뒷집 구아바(guava) 나

[민경훈의 논단] 간교하고 지혜로운 뱀의 두 얼굴
[민경훈의 논단] 간교하고 지혜로운 뱀의 두 얼굴

포유류 가운데 시력이 가장 좋은 동물은 무엇일까. 정답은 인간이다. 인간은 20/20 비전이 있고 공간 지각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100만개의 색소를 구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