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bp 인하 전망은 70%
50bp ‘빅컷’ 예상은 하락
이번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그 폭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25bp(1bp=0.01%포인트) 인하 전망이 70%로, 50bp 인하 ‘빅 컷’ 전망 30%를 앞선 상태다.
5일까지만 해도 25bp와 50bp 인하 전망이 각각 59%, 41% 수준이었으며 6일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빅 컷 전망이 45%로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몇시간 뒤 연방준비제도(FRB·연준) 내에서 영향력 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몇 달간 더 많은 지표가 나오기 전에는 빅 컷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시사하면서 시장 기대가 다시 조정된 상태다.
앞서 연방 노동부는 8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2,000명 늘어 16만명가량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고 6일 밝혔다.
실업률은 4.2%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6∼7월 고용 증가 폭은 대폭 하향 조정돼 우려를 키웠다.
7월 고용 증가 폭은 처음 발표했던 11만4,000명에서 8만9,000명으로 줄었으며, 이번 달 보고서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증가 폭 3개월 이동평균은 7월 14만1,000명에서 8월 11만6,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5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이날 함께 발표한 8월 실업률은 7월(4.3%) 대비 낮아진 4.2%로 나타났다. 8월 실업률은 전문가 예상 수준에도 부합했다. 앞서 발표된 7월 실업률은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로, 모두 시장 전망치를 0.1%포인트씩 웃돌았다. 이같은 고용 지표는 연준이 오는 17∼18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일반적인 0.25%포인트 인하가 아닌 ‘빅스텝’(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 증가 폭이 7월 대비 다소 반등한 데다 실업률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날 고용지표만으론 연준의 행보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릿저널(WSJ)은 고용보고서 발표 후 확실성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면서, 고용보고서에서 확인된 일부 수정치와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통계 왜곡으로 인해 금리 전망이 여전히 흐릿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 연준 인사들이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폭을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빅 컷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반면 일부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25bp 인하를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4일 밝힌 바 있다.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첫 인하부터 빅 컷에 나서기는 꺼릴 것이라고 봤다. 이번 달 50bp 인하 시 경기 침체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번 달 25bp 인하 시 다음달에는 FOMC 회의가 없는 만큼 11월 FOMC 회의 때까지 고용 둔화에 따른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앞두고 오는 11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이번주 시장의 관심을 끄는 이벤트다. 여기에 오는 11월 5일 대선도 변수라는 지적이다. 연준이 대선에 임박해 ‘빅컷’을 단행하기에 여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