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베스터데이서 중장기 미래전략 발표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는 생산 방식으로 일시적인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준중형·중형급 차급에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대형·럭셔리 차급으로 확대해 14종까지 늘리고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에 맞춰 전기차 모델 수도 21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 대수는 555만 대를 제시했다.
현대차가 28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가장 주목을 끈 대목은 중장기 전동화 전략 변화 여부였다.
현대차는 이날 공개한 중장기 미래 전략인 ‘현대 웨이’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유연한 생산을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전환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되 시장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기존 7종에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과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넓혀 14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던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는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Ⅱ)이 적용된다.
2028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133만 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목표 대비 40% 늘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거점의 공장을 적극 활용해 하이브리드 차종 투입을 통한 혼류 생산 체제를 도입하고 부품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5,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 등의 전기차 이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공급이 부족한 북미 시장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는 2030년까지 시장 회복을 지켜보면서 모델 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기차 차종을 21종까지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030년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555만 대의 연간 판매 목표량도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30% 늘었다. 전기차는 200만 대로 2030년 판매량의 약 36%를 차지한다.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 대, 유럽에서 46만 7000대를 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와 내재화도 적극 추진한다.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셀투비클(CTV) 구조도 도입하기로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동화 시대의 현대차는 대중 브랜드뿐 아니라 럭셔리 및 고성능 모델까지 모든 전기차 라인업을 가장 빠르게 선보인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과거부터 축적해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고 전기차 시장을 리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