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서 3만건 이상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압류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 보험료와 재산세 등이 덩달아 폭등하면서 집주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애톰(Attom)의 ‘압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전체에서 총 3만1,929건의 압류가 신고됐다. 이는 전월 대비 15%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0.2% 늘어났다.
특히 지난 7월 2,342건의 주택 압류가 시작된 캘리포니아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와 함께 압류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370건의 주택 압류가 완료되면서 전월 대비 압류 건수가 14%나 증가했다.
리버사이드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는 2,556건의 주택이 압류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LA에서는 689건의 주택압류 절차가 시작됐으며, 97건의 절차가 완료돼 주택 시장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애톰은 특히 캘리포니아가 주택 압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몇 달 간은 주택 시장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지켜봐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주택 매물부족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압류 건수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장기화된 고금리와 폭등하는 주택 보험료, 재산세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보험료와 재산세 상승이 압류 신청증가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보험 샤핑 웹사이트인 인슈리파이에 따르면 미국 평균 주택 보험료는 2021년부터 20%씩 증가해 2023년에는 평균 2,377달러에 달했으며, 2024년은 전년 대비 6% 증가해 2,522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애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샌프란시스코(39.9%)와 새크라멘토(32.1%) 등 캘리포니아의 일부 대도시에서 압류신청이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템플대학교 벤저민 콜리어 교수는 “예상치 못한 예산 변경이 압류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처음에 집을 살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보험료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보험료가 몇 년 연속으로 연간 25%씩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세도 주택 소유주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독 주택에 대한 평균 재산세는 2022년 전년 대비 3% 증가한 데 이어, 2023년 4.1% 뛰어 4,062달러에 달한다고 업체는 전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