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추석 연휴 맞춰 개봉…류승완 감독 "익숙함과 새로움 조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범죄 액션 영화 '베테랑'(2015)은 열혈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이 범죄자를 잡으려고 물불 안 가리고 직진하면서 내뿜는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이다. 개봉 당시 1천341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천만 영화의 반열에 들었다.
9년 만의 속편 '베테랑 2'가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 이번에도 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이 서도철 역을 맡았다.
황정민은 2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베테랑 2' 제작보고회에서 "1편의 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것을 뛰어넘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하는 '베테랑 2'는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기대작 중 한 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제77회 칸국제영화제와 다음 달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황정민은 "9년이 흘러도 서도철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라며 "1편의 의상을 그대로 착용했고,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서도철의 에너지는 변함이 없지만, 이야기는 진화했다. 1편에서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 3세를 응징한 서도철은 이번 작품에선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잡는 데 나선다.
류 감독은 속편을 내놓는 데 9년이 걸린 데 대해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면 안 되고, 동시에 새로운 것만 추구해서도 안 돼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고민하다 보니 대본을 쓰는 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베테랑 2'의 특징을 한마디로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좀 더 진화한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면서 선택한 게 박력이 넘치는 긴장감이었다"며 "전작이 악의 대상을 향해 단순하게 달려가는 구조라면, 이번엔 빌런의 존재가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이야기도 다층적"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2'는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흐려지는 사회상도 반영했다. 배경음악은 류 감독의 전작 '밀수'(2023)의 음악감독인 가수 장기하가 맡았다.
'베테랑 2'에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는 것은 시리즈의 새 얼굴인 배우 정해인의 합류다. 정해인은 민첩한 판단력과 무술로 서도철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들어가는 막내 형사 박선우를 연기했다.
정해인은 박선우 역에 캐스팅됐을 때를 돌아보며 "너무 기쁘고 설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촬영 날짜가 다가오기만 고대했다"고 말했다.
촬영을 앞두고 기초체력을 다지고 격투기를 포함한 액션 훈련도 받았다는 정해인은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라며 "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베테랑'뿐 아니라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모가디슈'(2021), '밀수' 등 내놓는 작품마다 완성도 높은 액션을 선보여온 류 감독이 속편을 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 감독은 "('베테랑'을 연출하면서) 서도철이라는 주인공과 영화 속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애정이 깊어져 촬영이 끝나자마자 황정민 선배와 속편을 만들자고 약속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영화가 잘 되면 3편도 만들기로 우리끼리 약속했다"며 웃었다. 황정민은 "체력적으로 (과거보다) 힘든 건 없는데 용량(지구력)이 예전보다는 못하다. '베테랑 3'도 빨리하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