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투자규모 75억달러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속에서도 중국인이 미국 주거용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인 구매자 순위에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미부동산중개업자협회(NAR)를 인용,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 중국인이 미 주택에 75억달러를 투자하며 현지 주택을 가장 많이 산 외국인 지위를 11년 연속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달러 강세 탓에 중국인 구매자의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의 130억달러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NAR에는 중국, 홍콩, 대만 출신의 150만 중국인 개인·단체 회원이 있다.
총투자 금액은 중국인이 1위를 차지했지만, 구매 주택 수에서는 캐나다인이 7,100채를 사들여 중국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인은 6,000채를 구매했는데, 이는 전년의 1만1,000채보다 45% 줄어든 규모다.
구매 주택 수는 캐나다인보다 적었지만 중국인들이 구입한 주택의 평균가는 126만달러로 외국인 구매자 중 가장 높았다. 중국인들이 구매한 주택들의 중간 가격도 69만7,900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는 중국인들이 미국 내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같은 곳의 집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중개업체 주와이 IQI는 설명했다. 중국인이 구매한 주택의 25%는 캘리포니아, 10%는 뉴욕에 위치해 있다.
중국인과 캐나다인 구매자들의 3분의 2 이상은 구매 대금 전체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조1,000억달러 규모 미 주택 시장에서 외국인 구매자의 비율은 2%라고 NAR은 밝혔다.
다만 중국인의 미국 주택 시장 투자 선호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NAR은 “올해 미국은 중국인 구매자가 선호하는 지역 순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2위였고 약 10년 전에는 1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많은 중국인의 돈이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더 가깝고 문화적·정치적으로 중국인의 기대에 더 잘 들어맞으며 더 저렴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