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열전 결산… 폐회식 현장
대한민국 선수단“2028년 LA 대회 기약”
골프 리디아 고·브레이킹 필립 김 금메달
■한국 선수단 성과
4년 뒤 LA 하계올림픽을 기약하며 막을 내린 이번 파리 올림픽은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13개를 따내 메달 순위 8위를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대회로 기록됐다.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한국의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전체 메달 수 32개는 1988년 서울 대회 33개(금 12, 은 10, 동 11)에 이은 2위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때도 메달 총수는 32개였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 목표를 5개로 잡았으나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선수 144명이 출전해 목표치의 2배가 넘는 13개 금메달을 수확하며 선전했다. 한국이 하계 올림픽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든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8위(금 9, 은 3, 동 9)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은 양궁 대표팀이 세부 종목 5개를 최초로 싹쓸이했고, 양궁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은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를 5개로 늘려 역대 한국인 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만 16세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이 한국 선수단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수확하고 최연소 하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빛나는 성과에 곁들여 진기록도 탄생했다. 한국 양궁과 펜싱의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사격(금메달 3개), 태권도(금 2개)가 힘을 보태 팀코리아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계 선수들도 활약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뉴질랜드 국적의 한국계 선수들의 선전도 주목을 받았다. ‘현대가 며느리’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여자 골프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8언더파 280타의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2타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브레이킹 남자부 결승에서 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로, 캐나다 국가대표인 필립 김(27)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필립 김은 결승에서 프랑스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다니스 시빌(프랑스)를 라운드 점수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일 열린 아티스틱 스위밍 여자 단체전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LA의 오드리 권(18)은 최종 점수 914.34점으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태권도 여자 57㎏급 동메달리스트 스카일러 박(캐나다)도 한국계다. 한국인 아버지와 칠레·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세계 랭킹 4위 스카일러 박(24)은 김유진을 만나 패했지만 패자부활전을 거쳐 3위 결정전에 진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체조 선수 출신의 서니 최(35)가 브레이크 여자 종목에 미국 대표로 출전했고, 호주 국적의 한인 2세 이세범(23)은 남자 배영에서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호주 대표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폐회식 해프닝도
개회식에서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까지 고개를 숙였던 2024 파리 올림픽이 폐회식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남겼다.
11일 파리 올림픽 폐회식은 ‘올림픽이 잊힌’ 미래에서 온 탐험가가 차례대로 오륜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스타드 드 프랑스 공중에 오륜이 완성되는 순간,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때 경기장에서 폐회식을 즐기던 전 세계 선수들은 환호성과 함께 단상 쪽으로 뛰어갔다. 상당한 숫자의 선수는 단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공연을 위해 조명을 끈 경기장에서 많은 선수가 뒤엉키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결국 “선수 여러분, 단상에서 내려가 주세요”라는 안내 방송이 두 차례 나온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다.
<노세희 기자>